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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자율운항선박', 군사·연구용에서 '상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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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라인터내셔널의 자율운항선박 '야라 버클랜드호'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모형도. [사진=Kongsberg Gruppen]

야라인터내셔널의 자율운항선박 '야라 버클랜드호'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모형도. [사진=Kongsberg Grup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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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자율운항선박의 활용도는 높습니다. 군사·연구용으로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상업용으로도 화물수송과 함께 '호위'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해군용 자율운항선박 개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함정은 길이 60m, 무게 70톤 짜리 대형 선박으로 최고속도는 시속 46㎞, 항속거리는 6500㎞이며, 100일 이상 연속 항해할 수 있습니다. 디젤 엔진이 탑재돼 있지만 가스터빈으로 교체가 가능하고, 3000㎾h 규모의 태양광패널을 별도로 장착해 자체 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이 함정의 역할은 순찰과 감시인데 유인선의 호위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승무원이 없어 선박의 설계변경이 자유롭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다 24시간 쉬지 않고 연속 운항하면서 안정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해적 등의 활동을 저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군사적으로도 유인함정과 무인함정을 공동 편성해 함대를 운용하면서 전략과 전술적 발전도 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세계적 선박회사들이 자율운항선박 운항을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 때문입니다. 영국의 로이드선급은 자율운항선박을 운항하면 연간 2500억 달러 정도의 해양운송 비용이 절감되고, 선박 운송에 걸리는 시간도 11~13%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자율운항선박 시험선인 '스트릴 루나호'. 컨트롤센터에서 조작합니다. [사진=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의 자율운항선박 시험선인 '스트릴 루나호'. 컨트롤센터에서 조작합니다. [사진=롤스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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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 자율운항선박이 해상사고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선박 사고의 약 85%가 사람에 의한 실수로 발생하는 만큼 오히려 해상사고는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자율운항선박의 상용화를 눈앞에 둔 회사는 노르웨이의 야라(Yara)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Kongsberg)입니다. 노르웨이의 농화학업체인 야라인터내셔널은 선박자동화시스템 개발업체 콩스버그와 공동으로 근거리 연안을 자율운항할 수 있는 선박을 개발 중입니다.

두 회사는 전기로 움직이는 친환경 선박으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크게 줄인 120TEU 규모의 '야라 버클랜드호(Yara Birkeland)'를 올해 하반기까지 개발을 끝내고, 2020년에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야라 버클랜드호의 초기 항로는 공장이 있는 포르스그룬에서 비료를 싣고 남쪽의 브레비크, 라비크 항구까지 운항할 계획인데 가장 먼거리 라비크 항구까지의 거리는 37해리(59.5km)입니다. 야라인터내셔널은 야라 버클랜드호의 건조비용이 약 2500만 달러로 같은 크기의 유인 컨테이너선에 비해 3배 정도 비싸지만 연간 운용비를 90%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페테르 외스트뵈 야라인터내셔널의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 책임자는 "야라 버클랜드호는 '바다의 테슬라'다. 전기로 움직이는 자율운항선박을 통해 해상운송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면서 "앞으로 더 큰 선박에도 투자해 무인선박에 대한 국제 운송규정이 마련되는 대로 네델란드, 더 나아가서는 브라질까지 공장에서 생산된 비료를 운송하는데 자율운항선박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자율운항선박 운용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해운업체 NYK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자율운항 컨테이너 선박을 개발하고 있는데 2019년 북미 노선에서 원격조종으로 시험운행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 NYK와 MOL 등의 해운사들과 미쓰비시 등 10개 이상의 조선소들은 2025년까지 인공지능 자율운항 화물선 250척을 건조한다는 목표로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자율운항선박의 데이터 전송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는 등 국내 및 국제기준들을 만들어 국제 표준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스마트 선박 개발을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반영하고, 선박 내외 데이터 기반 스마트십과 선박 생애 전 주기 솔루션, 지능형 장비관리와 제어 등을 육성기술로 지정했습니다. 중국 국영 조선소인 CSSC는 2015년부터 스마트십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스마트십은 육상에서 항해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선박으로 자율운항선박의 직전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 야라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사가 공동 개발 중인 비료를 운송할 예정인 자율운항선박 '야라 버클랜드호'의 모형도. [사진=야라인터내셔널]

노르웨이 야라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사가 공동 개발 중인 비료를 운송할 예정인 자율운항선박 '야라 버클랜드호'의 모형도. [사진=야라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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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떨까요?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통합스마트선박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국내 무인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3월 세계 최초로 무인선박의 전 단계인 스마트십을 개발했고, 현재까지 총 200여척의 스마트십을 수주해 80여척을 인도했습니다. 현재는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를 위한 최종 기술들을 축적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조선사들이 자율운항선박 관련 일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한발 늦은 수준이고, 정부의 지원도 미흡했습니다. 다만, 최근 자율운항선박이 정부의 관심 부문으로 지정돼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은 원양선박과 같이 원거리 항해를 하기에는 미흡한 상황이지만 연안 항로 등 근거리 선박 항해는 가능할정도로 발달돼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운항선박이 바다 한 가운데서 고장날 경우 감수해야할 비용을 줄이는 문제, 도로와 다른 바다라는 악천후를 이겨낼 수 있는 기술적 보완, 고용 감소에 따른 문제 등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이제 선박도 사람이 타지 않은 자율운항선박이 대세입니다. 과학기술 발달의 양면성을 해결하는 것도 인류의 몫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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