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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우주비행사가 몰래 숨겨간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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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는 지난 1월 영원히 우주의 품에 안긴 우주비행사 존 영을 추모하며 그에 대한 자료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사진=NASA 홈페이지]

NASA는 지난 1월 영원히 우주의 품에 안긴 우주비행사 존 영을 추모하며 그에 대한 자료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사진=NAS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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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우주 공간에 머무르는 우주비행사들은 우주로 갈 때 뭘 챙겨가고, 지구로 올 때 뭘 챙겨오고 싶을까요?
우주비행사 중 기행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은 아마도 지난 1월 87세를 일기로 우주의 품으로 돌아간 미항공우주국(NASA)의 전설적 우주비행사였던 존 영(John W. Young)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20여년간 NASA의 우주비행사로 근무하면서 1965년 제미니 3호를 시작으로 우주왕복선에 이르기까지 무려 6번이나 우주를 다녀왔고, 1974~1987년까지 역대 최장수 수석 우주비행사 재임 기록을 가졌으며, 우주명예훈장 수훈자이기도 한 NASA의 전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존 영은 초창기 우주비행사 시절 NASA의 사고뭉치이자 말썽꾸러기였습니다. 최초의 사고는 1965년 궤도변경 시험을 위해 유인 우주선으로 처음 발사된 제미니 3호의 승무원으로 예정된 우주비행사의 병으로 대신 발탁된 이후 저지릅니다. 그는 우주로 가기 전 우주식량이 맛이 없다는 이유로 NASA 구내 식당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우주복에 몰려 숨겨가서 먹었다가 들킵니다.
우주에서는 이물질이 기계 등에 끼어 고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식량 외 일반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당시 제미니 3호에 탄 두 우주비행사의 대화가 고스란히 휴스턴 관제센터에 남아 있습니다.

존 영이 우주선에서 뭔가를 꺼내자 동료가 "그게 뭐야?"라고 물으면서 대화가 시작되는데 존 영은 당당하게 "콘비프 샌드위치"라고 대답합니다. 이어 "부스러기 날아다니잖아!"라는 동료의 짜증과 "우주에서 무슨 맛이 나는지 궁금했는데 좋은 생각이 아니었나 봐"라는 발언들이 생생하게 휴스턴 관제센터로 전달되면서 NASA는 발칵 뒤집힙니다.

이후 존 영은 NASA에 단단히 찍힙니다. 이 일로 NASA는 미 의회로부터 "샌드위치 장난으로 10초 넘게 세금을 낭비했다"면서 "다시는 샌드위치가 우주여행을 못하도록 대책을 세우라"는 질책도 받지요. 그러나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비행사의 기량을 인정받은 존 영은 제미니 10호의 사령관으로 임명되고, 아폴로호의 승무원으로까지 승승장구합니다.

1969년 아폴로 10호를 타고 달궤도를 돌고 지구로 복귀하는 임무 수행 중 두번째(?) 사고를 칩니다. 유명한 '아폴로 10호 똥 사건'의 범인으로 찍히게 되지요. 공개된 NASA의 '아폴로 10호 탑승자 음성 녹취록'을 살펴보면, 우주선 내부에 떠다니는 '똥(Turd)'을 두고 서로 자기 것이 아니라고 우기는 황당한 내용이 나옵니다.

"누가 싼 거야?", "누가 냅킨 좀 줘. 공중에 똥(turd)이 떠다니고 있다고", "내가 싼 거 아니야. 저 똥은 내 것이 아니야", "내 것도 아니야. 내 것은 더 끈적거려. 그냥 버려" 등 당시 아폴로 10호에 탄 3명의 승무원들이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녹취록에 남아 있습니다. 결국 누구의 소유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고친 경력이 있는 존 영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지요. 그 이후 우주선에는 기압차로 분비물을 빨아들이는 변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러시아의 우주비행사들은 술을 숨겨 갔다가 들켜 다른 우주비행사들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무하는 동료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혈압 측정벨트 속에 코냑 한 병을 숨겨 우주로 가져갔다가 나중에 그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ISS 운영위원회는 대대적 단속을 벌이게 되는데 ISS 곳곳에 숨겨져 있던 각종 술이 발각돼 처벌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과한 행동이 한 번 발각되면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묵인해주던 '몰래 음주'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지요. 덕분에 러시아 우주 비행사들은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우주비행사들로부터 한동안 눈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요즘에는 공식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보드카나 코냑 등을 마실 수 있게 비닐팩 등으로 포장돼 우주식량으로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샴페인 같은 발포성 기체가 들어있는 술이나 음료는 여전히 금지됩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병에 든 샴페인을 딸 경우 병 안의 압력 때문에 병과 마개는 소형미사일처럼 발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폴로 11호의 선장으로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 [사진=연합뉴스]

아폴로 11호의 선장으로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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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은 달에서 뭔가를 가져오고 싶어했지만 모선으로 귀환할 때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물건을 모두 달에 두고오라는 NASA의 지시에 고민을 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NASA의 지시를 어기고 이 물건을 몰래 지구로 가져오게 됩니다.

닐 암스트롱은 역사적인 달 착륙 순간을 영원히 기록하기 위해 '16㎜ 비디오카메라(캠코더)'로 그 순간들을 녹화했습니다. 이 비디오카메라를 달에 버리고 오기가 아까웠던 것이지요. NASA의 지시를 어긴 사실이 밝혀지면 대내외적으로 문제가 커질 것으로 판단한 그는 부인 캐롤 여사에게도 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캐롤 여사는 그가 사망한 이후 유품을 정리하다 벽장 속에 숨겨져 있던 그의 옷가방 속에서 이 캠코더를 발견하고 NASA에 기증하게 됩니다. 엄청난 가치를 지닌 물품임에도 망설임 없이 남편의 유품을 기증한 캐롤 여사의 결정도 존중받을 만 하군요.

당시 우주선은 지구로 귀환하면 인적이 없는 넓은 들판이나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무중력 상태에 있던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귀환해도 일정기간 동안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웠고, 이 때문에 야생동물의 습격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총기를 별도로 휴대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닐 암스트롱이 그 휴대품 속에 캠코더를 숨겨 들여올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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