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인들은 '똥' 처리가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생리활동인 만큼 우주에서도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인의 배변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히 오래동안 고민해왔고, 지금도 역시 이 고민은 해결 중인 상황입니다.
특히 이 배설물이 우주공간을 유영하다 점점 속도가 붙으면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궤도를 돌면서 인공위성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등과 충돌해 기기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우주선 내부를 유영하더라도 다른 기계 등을 오염시키거나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ISS 등 우주선 내부에는 공기의 힘으로 배설물을 빨아들이는 변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ISS의 화장실 변기에는 개인별 깔대기가 있는 그 깔대기가 진공청소기처럼 소변을 흡수하도록 돼 있습니다. 남녀가 모두 서서 소변을 봅니다.
ISS에서 사용하는 이 대단한 변기의 제작과 설치에 들어간 비용만 2억5000만 달러(한화 2838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변기에 남겨진 소변과 대변에서 짜낸 수분은 정수기로 다시 걸러서 식수로 사용됩니다. 알고서도 식수로 사용하는 우주인들의 비위는 정말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주선 내부에서는 변기를 이용하면 되지만 우주선이 이륙해서 궤도에 진입하거나 우주공간에서 작업할 때, 또 지구궤도에서 지상에 착륙할 때까지 최대 144시간(6일) 정도까지 걸리는 이 기나긴 시간에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그럴 때는 우주복 안에 미리 기저귀를 차고 그냥 싼다고 합니다. 방법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2016년 11월 NASA가 3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스페이스 푸프 챌린지(Space Poop Challenge)'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우주 똥 치우기 비법'을 공모한 것입니다.
우주인용 기저귀는 팬티처럼 입고 벗을 수 있는데 기저귀 크기의 최대 1000배까지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소듐폴리아크릴레이트' 분말이 기저귀 속을 채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변의 문제, 또 기저귀의 사용시간이 6~8시간 정도인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셈입니다.
NASA의 스페이스 푸프 챌린지는 최대 6일을 버틸 수 있는 장치를 공모한 것에 불과합니다. 인류가 화성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6일은 무의미한 숫자입니다. 몇개월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화성을 정복하려는 인류는 우주 기술에 앞서 생리작용으로 생기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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