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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머피·샐리·줄리의 법칙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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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좋은 일만 연속해서 일어나는 '샐리의 법칙(Sally’s law)'도 선택적 기억에 의해 좋은 일이 일어난 것을 더 많이, 더 확실하게 기억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사진=아시아경제 오성수 화백]

우연히 좋은 일만 연속해서 일어나는 '샐리의 법칙(Sally’s law)'도 선택적 기억에 의해 좋은 일이 일어난 것을 더 많이, 더 확실하게 기억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사진=아시아경제 오성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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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머피의 법칙(Murphy's law)'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꼬이기만 하는 현상, '샐리의 법칙(Sally’s law)'은 우연히 좋은 일만 연속해서 일어나는 현상, '줄리의 법칙(Jully’s law)'은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라는 일은 예상치 못한 과정을 통해서라도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과학자들은 머피의 법칙이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만 기억해서 모든 일이 실패한 것처럼 느끼는 '선택적 기억(Selective Memory)'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심리적·통계적 현상이 복합돼 나타나는 일종의 과학 법칙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차를 운전할 때 '왜 급할 때는 항상 빨간불이지?'라면서 머피의 법칙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초록불인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빨간불이었던 경우만 기억해 빨간불이 더 많이 켜지는 것처럼 결론을 내리는 것이지요. 초록불일 때는 신호등을 잠깐 쳐다보는 것외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 버렸고, 빨간불일 때는 초록불이 다시 켜지기를 기다리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빨간불이 더 많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

토스트가 바닥에 떨어지면 잼 바른 쪽이 바닥을 향하는 것도 통계적으로 증명돼 있습니다. 식탁 위에 놓인 토스트가 바닥에 떨어지면 잼을 바른 쪽이 바닥을 향하는 경우와 잼을 바르지 않은 쪽이 바닥을 향할 확률은 각각 50%입니다. 그런데 토스트의 한쪽 면에는 잼을 발랐다면 두 가지 경우의 확률은 똑같지 않습니다. 빵의 크기와 중력의 작용, 식탁의 높이, 떨어지는 각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영국의 과학자인 로버트 매튜는 이런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수천 번 실험한 결과 잼을 바른 토스트는 약 반바퀴를 회전한 뒤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도록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토스트를 무려 9821번 식탁 위에서 떨어뜨리는 실험을 한 결과 6101번이나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도록 떨어졌습니다.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을 확률이 62.1%로 우연에 의한 확률인 50%보다 훨씬 높았던 것입니다. 나쁜 운이 작용한 것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증명된 셈이지요.

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대를 고를 때도 머피의 법칙은 적용되지요. 3개의 계산대가 있다고 가정하면, 내가 선택한 계산대의 줄이 가장 빨리 줄어들 확률은 3분의 1입니다. 나머지 2개 계산대의 줄이 내가 선 계산대보다 빨리 줄어들 확률은 3분의 2입니다.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내가 서지 않은 줄이 빨리 줄어들 확률이 2배나 됩니다. 운이 아닌 수학적으로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셈이지요. 그런데도 운이 나쁜 것일까요?

머피의 법칙이 그냥 재수 없는 현상으로 치부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닐까요? 이미 심리적·통계적·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확실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샐리의 법칙과 줄리의 법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과 반대로 실패한 사례보다 성공한 사례만 기억해서 모든 일이 성공한 것처럼 느끼는 '선택적 기억(Selective Memory)'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차만 하면 비가 오거나 늘 우산을 들고 다니다 집에 우산을 두고 나왔을 때 비가 오는 것은 사람은 안좋은 일에 대한 기억에 더 오래가고 인상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맑은 날 세차한 횟수와 비가 왔을 때 우산을 가지고 있었던 경우가 더 많았을 것입니다.

샐리의 법칙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옷 사러 갔을 때 마침 세일을 한 것도 옷 사러 가는 횟수보다 세일하는 일자 수가 확률적으로 더 많았을 것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중량초과 벨이 울리는 횟수가 자주 일어나지는 않겠지요. 내가 탄 이후에 울렸던 그 벨 소리가 뇌리에 박혀 유독 기억에 남았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줄리의 법칙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떠오르게 합니다.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따온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정신을 집중해 어떠한 것을 간절히 소망하면 불가능한 일도 실현된다는 심리적 효과'라고 정의합니다. 이 정도면 줄리의 법칙도 과학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상 현상은 아닌 셈입니다.

머피·샐리·줄리의 법칙은 나에게만 일어나는 재수 있거나 재수 없는 법칙이 아닌, 나만이 아니라 누구든 의지만 있다면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칙입니다. 이 법칙들은 갈릴레이나 뉴턴의 법칙, 헤겔의 법칙처럼 완전한 논리와 이론을 갖춘 과학법칙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통계적·수학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학에 근거한 법칙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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