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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여전사의 나라 '아마조네스'는 정말로 존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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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웅캐릭터의 상징인 원더우먼은 아마조네스 여전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영화 원더우먼에서는 아마조네스들이 세운 데미스키라란 왕국의 공주로 등장한다.(사진=영화 '원더우먼' 스틸 이미지)

여성 영웅캐릭터의 상징인 원더우먼은 아마조네스 여전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영화 원더우먼에서는 아마조네스들이 세운 데미스키라란 왕국의 공주로 등장한다.(사진=영화 '원더우먼'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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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여성 전사의 상징으로 흔히 쓰이는 '아마조네스(Amazones)'란 단어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현대사회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영화나 미디어에서 여전사로 등장하는 여배우를 지칭하거나, 정부 내각에 여성 장관들이 많은 내각을 두고 '아마조네스 내각'이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새로 출범한 스페인 사회당 내각의 경우, 장관직 17개 중 11개에 여성장관이 발탁되면서 아마조네스 내각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영화 원더우먼 캐릭터의 기본이 된 것도 아마조네스 신화였고, 브라질 아마존 강의 이름도 이 지역을 탐사하던 스페인 정복자들이 원주민 여성전사들에게 공격당했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아마존의 의미는 익히 알려진대로 단어 앞에 붙으면 부정적 의미를 갖는다는 접두사 'A'에 여성의 유방을 의미하는 '마조스(mazos)'란 단어가 결합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활을 쏘는데 불편함을 없애고자 오른쪽 가슴을 잘라버렸다는 신화 속 내용에 따라 붙은 이름이다.

신화 속의 아마조네스들은 매우 과격한 여전사들로 나온다. 남자를 발견하면 바로 살해하며, 남자 아기가 태어나면 죽이거나 평생 노예로 부리는 종족으로 묘사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이들은 군신 아레스의 후손이며 사냥과 여성의 수호신인 아르테미스를 숭배하며 1년에 한번 남자로만 이뤄진 부족인 가르가레이(Gargarei)란 부족과 결합해 인구를 유지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가 겪은 열 두개의 고행 중 한 장면에서 아마조네스의 여왕인 '히폴리테(Hippolyta)'가 등장한다.

아마조네스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활을 잘 쏘기 위해 오른쪽 유방을 도려냈다거나 불로 지졌다는 이야기로 나오며, 아마존이란 이름 또한 여기서 비롯됐다고 나온다.(사진=위키피디아)

아마조네스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활을 잘 쏘기 위해 오른쪽 유방을 도려냈다거나 불로 지졌다는 이야기로 나오며, 아마존이란 이름 또한 여기서 비롯됐다고 나온다.(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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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화 속 이야기를 두고 오랜 세월동안 이들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이들은 단순히 신화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고대 역사서에도 등장하기 때문인데,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물론 로마의 유명한 장군으로 카이사르와 정권다툼을 벌였던 폼페이우스가 종군 도중 이들을 만났다는 기록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지리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스트라본(Strabon)의 기록에도 그들에 대한 묘사가 등장하며, 신화 속 내용과 비슷하다.

아마조네스의 실존 가능성에 대한 또다른 증거는 아마조네스의 후손으로 알려진 사르마티아인들의 이야기 때문이다. 사르마티아인들은 기원전 3세기에서 서기 3세기 정도까지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일대에서 활동하던 이란계 유목민족들이다. 이들 사회에는 여전사들이 실제로 상당히 많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높았으며 모계사회가 유지됐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1970년대 이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일대 발견된 사르마티아인들의 무덤 등에서 여성 시신들이 상당히 많이 발견됐으며, 시신에서 전투 중 입은 부상 등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각종 무기가 함께 묻힌 것으로 봐서 여성 전사들이 많이 활약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르마티아 기병대를 묘사한 로마시대 부조 모습. 사르마티아인들은 유목민으로 강력한 기병대를 보유했으며, 여성 전사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위키피디아)

사르마티아 기병대를 묘사한 로마시대 부조 모습. 사르마티아인들은 유목민으로 강력한 기병대를 보유했으며, 여성 전사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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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도 사르마티아인들이 아마조네스와 그들 근처에 살던 유목민족인 스키타이족 사이에서 나온 후손으로 나오기 때문에 아마조네스 전설이 사르마티아 여전사들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란 추정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유목민 사회에서는 대체로 여성들도 전투에 참여하진 않더라도 거친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전투력을 갖출 필요가 있었고, 여권 역시 농경민족들에 비해 강한 편으로 알려져있어 여전사들이 실제로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아마조네스 외에도 여전사들의 이야기는 중세시대에도 여럿 등장한다. 여성들은 주로 근력을 많이 쓰는 창이나 칼로 싸우던 냉병기 시대에는 전장에서 아예 배제됐다고 여겨지곤 하지만, 중세시대 유럽에서도 여성들로만 구성된 기사단이 있었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십자군 전쟁에서 활약했다고 알려진 '성 메리 기사단'이나 중세시대 스페인 토르토사(Tortosa)에서 이슬람군을 물리친 후 기사 작위를 받았다는 토르토사 기사단 등 여성기사단들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있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제약이 큰 이슬람교에서도 과거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경호부대 중 여성 경호부대의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아마조네스 이후 중세 역사에서도 여전사들의 이야기는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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