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은 기대에 비해서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이라는 큰 원칙에 합의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첫 발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는 점도 향후 남북 경협 속도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건설을 비롯한 인프라 개발 관련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렸다. 한국거래소가 63개 경협 종목들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에 비해 지난달 중순까지 2배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열기를 반영하듯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지난 1월 2500만개에서 이달에는 2600개를 넘어섰다.
간접 투자도 활발하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통일펀드 4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평균 5.63%로 전체 -0.18%에 비해 월등히 높다. 각 자산운용사들은 속속 새로운 통일펀드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관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이 북한 전담 리서치팀을 만들고 미래에셋대우는 경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 일부 증권사들의 대응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들이 경협 관련 업종들에 대한 분석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아직은 경협을 통한 실질적 수혜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이지만 향후 북한 투자가 가시화될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자 경협주들은 차익 실현 때문에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이머징 시장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데 북한 리스크 완화가 한 요인"이라며 "주가는 현재 남북 경협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긴 여정이므로 시기별, 단계별로 구분해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까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것이나, 내년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연결 등으로 직접적인 수혜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다. 202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인프라, 가스, 철도, 물류, 항만, 기계, 관광 관련주들이, 2020년 이후에는 제조업과 IT, 음식료, 소비재 등이 모두 수혜주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경협주는 한두개 업종이나 종목으로 제한된 것이 아니다. 한 국가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산업이 점진적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3000원 샤넬밤'도 품절대란…다이소 "다음 대박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