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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이득19] "반려견과의 이별...'펫로스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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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죽음은 어린 자녀를 잃은 고통과 비슷...필요하다면 전문가 상담받아야"

[개이득19] "반려견과의 이별...'펫로스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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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죽음으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이라는 힘든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죽었을때 보호자들은 현실을 부정하며 노여움, 죄책감, 침울한 감정을 거치게 됩니다. 펫로스증후군은 이러한 감정을 주변 사람들이 이해해 주지 못할 때 심각해집니다. "사람도 아니고 기껏해야 개한마리 죽은 걸 가지고 왜 이리 호들갑이냐"는 얘길 듣게 되면 정작 당사자는 애끓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감추게 됩니다.

타인이 나의 감정을 무시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나의 감정을 가볍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잘못된 것입니다. 본인의 감정에 솔직해야 합니다. 앞서 얘기된 감정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 충분히 슬퍼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변에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얘기할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동호회나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충분한 위로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장례의 절차는 본인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진행합니다.
가족 중 어린아이가 있다면 반려견의 죽음을 명확히 인지시킵니다. 그냥 잠든 거라고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다고 하지 말고, 다시는 볼 수 없지만, 행복하고 고통없는 곳에 갔다고 해줍니다. 절대로 아이의 슬픔을 무시하거나 강해지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슬픔을 잊기 위해 다른 반려동물을 바로 들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채 새로운 동물을 맞이하면 불균형한 감정이 새로운 아이에게 전가됩니다. 이전 아이와 비교하게 되며, 새로운 아이 때문에 이전 아이가 버려졌다는 감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나의 감정이 정리되고 앞으로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아이를 맞이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암을 치료하다가 갑자기 죽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몸은 어떤 식으로든 질병과 싸워나가며 버티고 있는데, 항암치료가 균형이 깨뜨려 오히려 생을 재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병이라면, 최대한 통증을 줄여주면서 즐겁게 살아가도록 마지막을 준비해줘야 합니다. 사람도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폐해와 안락사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죽음의 형태를 선택할 수 없는 반려견들이 통증 없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마지막을 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안락사의 결정은 수의사와 충분히 상의합니다. 반려견이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반응이 없으며 통증에 시달리면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락사를 시행할 때 반드시 옆을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죽음의 순간을 보는 것은 예기치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이런 감정을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는 개에 대한 애정과 관계가 없습니다.
반려견의 죽음은 보호자에게는 어린 자녀를 잃은 고통과 비슷합니다.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관계의 죽음을 경험하지만 그 중 가장 힘든 것은 자식, 특히 어린 자녀의 죽음이라고 합니다. 어린이와 어른의 관계는 순수하고 깨끗하며 무조건적이기 때문에 어린이의 죽음은 극도의 정신적인 압박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느끼는 감정은 어린이와 비슷합니다. 반려견은 외모나 성격적으로 어린이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몸보다 상대적으로 큰 머리, 동그랗고 커다란 눈과 같은 신체적, 정신적 특성으로 어른이 어린이에 갖는 관계적 특징을 반려동물에게서도 유사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늙고 병들고 죽음을 맞이하는 상실의 슬픔을 느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반려견들은 보호자와의 행복한 순간만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들의 죽음으로 보호자가 고통의 나락에 빠져있길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예의는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간직하는 것 아닐까요.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의사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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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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