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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라이트]"유정과 관객의 연결 고리도 매력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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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즈 인 더 트랩' 오연서

[라임라이트]"유정과 관객의 연결 고리도 매력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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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과 관객 잇는 연결 고리 역할…능동적 캐릭터 실종돼 아쉽지만 자식처럼 소중한 영화
촬영 없는 날엔 하루 14시간 꿀잠…실패할 수도 있지만 계속 도전 "내 안의 새로운 모습 찾아야죠"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치즈 인 더 트랩'은 배우 박해진(35)을 위한 작품이다. 그가 연기하는 유정의 매력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집안, 외모, 성적 등 모든 면에서 돋보이는 대학생. 위선자라는 오해를 받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홍설(오연서)에게 말을 건넨다. "설아, 나랑 사귈래?" 복수의 에피소드에 걸쳐 얽히는 갈등마저 유정의 매력으로 풀어내는 전개는 이미 2016년 드라마로 방영돼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에서도 홍설은 이 힘을 전달하는 매개체다.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심리 묘사가 거의 생략돼 배역이 단순해졌다. 지난 12일 종로구 삼청동 카페 웨스트19에서 만난 오연서(31)는 능동적인 성격을 잃은 배역에 아쉬워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주연으로서 맥이 빠지진 않나요?
"그래도 자식처럼 소중한 작품이에요. 사랑스럽게 감상했어요. 원작인 웹툰의 내용이 방대해서 촬영 전부터 부담이 있었죠. 그런데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잘만 연기하면 홍설의 다양한 감정까지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지막으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홍설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유정의 매력을 전하기 위한 작품 같았는데.
"잔잔한 느낌을 잘 살려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드라마에서 독특한 배역을 많이 해봤잖아요. 그 틀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느낌을 그리고 싶었어요. 홍설을 통해 유정의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가 맞아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관객과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애하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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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평범한 대학생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스스로를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어떤 외모든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아요. 미의 기준이 다양해진 시대잖아요. 웹툰 속 홍설과 닮아서 섭외된 듯한데, 20대가 아니다보니 부담이 있었어요. 제작진에서 예쁘게 찍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죠."

-대학교(동국대 연극영화학과) 재학 시절에도 홍설 같았나요.
"비슷했어요. 저보다 예쁜 친구들이 많아서 튈 수 없었거든요. 박하선(31), 김주현(31), 반소영(30) 등이 동기에요.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과제를 작성하고 나면 근처 식당에서 떡볶이나 족발을 사먹었죠. 소주와 맥주를 곁들여서요. 하루 용돈 1만원을 정말 알차게 썼어요. 그렇게 먹다가 피곤해서 늦잠이라도 자면 수업을 빼먹곤 했죠(웃음)."

-술을 좋아하나 봐요.
"지금은 맥주나 소주를 안 마셔요. 4~5년 됐어요. 와인 한두 잔만 해요. 술을 마시면 다음날 몸이 피곤하더라고요. 드라마 '왔다! 장보리(2014년)'를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촬영을 준비하다 보니 대사를 외우기도 빠듯했죠. 아침에 늦게까지 자는 편이라서 정말 힘들었어요. 잠을 많이 자야 피부도 좋아져요. 조금만 못 자도 얼굴에 뾰루지가 나요. 그래서 하루에 최소 일곱 시간은 자려고 해요. 촬영이 없는 날에는 열네 시간 정도 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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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피부를 관리한 덕에 이번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20대의 싱그러운 모습은 보여줄 수 없겠더라고요. 그 나이에서 주는 에너지를 뿜어내기에 버거웠어요.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요(웃음). 어제 들은 이야기를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죠. 잠을 푹 자도 피로도 더디게 회복되고요. 그래도 성격이 차분해진 것 같아 좋아요. 20대에는 충동적이었거든요. 지금은 무얼 하더라도 몇 번씩 더 생각하고요."

-빨리 연예계에 데뷔해서 일찍 성숙한 게 아닐까요? 데뷔를 열네 살인 2001년에 했잖아요.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아요. 어릴 때부터 유명해져서 성공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하지만 그 시절에 누리고 살아야 하는 것들을 많이 포기했잖아요. 요즘 아역 배우들은 스트레스가 더 많을 거예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신경을 쓸 것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더구나 어릴 때 받은 상처는 더 오래 기억되죠."

-어릴 때 상처를 많이 받았나 봐요.
"학생이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일하는 배우니까요.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주위에서 아역을 맡을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가 있으면 추천하지 않아요. 화려해보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고 설명해주죠. 어느 정도 사회 경험을 쌓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확립할 시간이 필요한 듯해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아역은 절대 시키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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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찍 생업에 뛰어들어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돈이요? 많이 못 벌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홍설이 구두 가게에서 걸음을 멈추고 쇼윈도를 빤히 쳐다보는 장면이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저도 그 나이에 사고 싶은 구두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돈이 없어서 바라보기만 했죠. 등록금을 벌기도 벅찼거든요. 그렇게 먹고 싶었던 초밥도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혹여 택시라도 타면 미터기에 말이 달릴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고요(웃음)."

-이번 영화가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촬영됐다고 들었어요.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어디든 관계없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무턱대고 해외에 진출하고 싶진 않아요. 아직은 한국에서 더 많이 사랑받고 싶어요."

-영화에서도 드라마만큼 재미를 봤으면 좋겠네요.
"연기를 더 잘해야겠죠. 말이나 행위 없이 잡히는 클로즈업 샷에서 감정을 다양하게 전하고 싶어요.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계속 도전해야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토대가 경험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있는 걸 좋아하지만 많이 나가려고 해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연기도 자연스럽게 늘지 않을까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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