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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스마트폰인데 미국보다 왜 더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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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뉴스 군만두] 미국 제1의 프리미엄폰 시장, 한국 시장 작아 가격 협상력 저하
미국 다품종 스마트폰 시장, 한국 외산폰 다 사라져 非다양성
갤럭시S9(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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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한국 소비자는 '봉'입니까." 새 스마트폰 가격이 공개될 때마다 반복되는 외침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를 애플이 아이폰을 외국보다 한국에서 비싸게 판다는 이야기죠.

우선 가격을 비교해볼까요. 이번에 새로 나온 갤럭시S9은 한국 95만7000원, 미국 76만7000원(720달러)입니다. 아이폰X은 한국 136만700원, 미국 106만4000원(999달러)이고요. 각각 19만원, 29만원 한국이 비쌉니다. 정말 왜들 이러시는 걸까요.
하지만 더 꼼꼼히 살펴보면 조금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한국 스마트폰이 비싸다는 주장은 보통 '미국 가격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사실에 기반합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시야를 넓혀보죠. 아이폰X은 헝가리에서 159만5000원, 덴마크는 157만6000원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이 싼 편이네요. 갤럭시S9 값이 한국보다 비싼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영국 109만4000원, 독일은 111만7000원으로 우리보다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미국 스마트폰 가격만 저렴한 걸까요. 삼성전자에 국가별로 가격차를 두는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답합니다. "각 시장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답을 듣고 보니 '미국 시장은 도대체 어떻길래'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우선 '부가가치세'를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델라웨어 같이 부가세가 면제되는 지역도 있지만 드물죠. 즉 소비자는 표기가격에 10% 수준의 돈을 얹어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반면 한국 가격에는 부가세가 이미 포함돼 있습니다. 물론 10% 부가세를 감안해도 갤럭시S9은 미국이 한국보다 11만원 저렴합니다.
아이폰X과 아이폰8 시리즈(사진=애플)

아이폰X과 아이폰8 시리즈(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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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고려 사항은 시장 규모입니다. 미국 인구가 3억2000명 쯤 되니 우리나라의 여섯 배네요. 미국과 한국의 1대 통신사 가입자수도 비교해보겠습니다. 버라이즌 1억1000만명, SK텔레콤 2400만명 정도로 5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야기하려는 겁니다. 판매량이 많으면 1개 제품 당 유통ㆍ영업ㆍ마케팅비는 감소합니다. 삼성전자든 애플이든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미국 통신사에게 더 싸게 납품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겠죠. 반면 한국은 미국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 만큼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고요. 그래서 발생하는 지금의 가격차가 '적절하냐'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원론적으로 보면 한국 스마트폰 값이 미국보다 비싼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스마트폰 선택지가 넓은 시장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애플과 삼성전자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LG전자, ZTE, 알카텔, 모토로라 등 전 세계 스마트폰의 경연장이 바로 미국 시장이죠. 최근에는 중국 화웨이도 미국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제조사들은 세계 최대 시장에서 인정받아 제3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자사 제품을 싸게 팔려는 유혹 혹은 필요성을 느낄 겁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ㆍ애플이 거의 전부인 한국 시장과는 거리가 먼 이야깁니다. 팬택은 사라졌고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비(非)한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도 있습니다. 화웨이도 명함을 못 내밀고 있죠. 기울어진 시장 구조는 결국 3개 제조사에 무한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특히 가격을 정할 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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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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