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지미, 사퇴하세요"…임지훈 前카카오 대표 당황시킨 한 마디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서비스뉴스 군만두]'모든 정보 투명하게 공유' 카카오의 개방적 소통 철학 주목

"지미, 사퇴하세요"…임지훈 前카카오 대표 당황시킨 한 마디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지미(Jimmy), 사퇴하세요."
지미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영어이름입니다. 카카오에선 직원들끼리 서로 영어이름을 씁니다. 카카오 한 직원은 지난해 사내 소통행사 '티오백'에서 임 대표를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퇴하라고.

지미는 직원의 '저격'에 적지않게 당황했다고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 회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통상 이런 일이 벌어지면 임원들이 나서 후다닥 상황을 수습하거나 대충 얼버무려 넘어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 경고는 다음 수순이겠죠. 그런데 지미는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그에 앞서 왜 '지미'인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IT업계는 타 업종에 비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직장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의 소통 문화는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한 예입니다. 당연히 '님'자도 붙이지 않습니다. 임지훈 대표는 밖에서나 '사장님' 소리를 듣지, 안에서는 좀 더 중요한 일을 하는 또 다른 직원 중 한 명일 뿐입니다.
'영어이름 부르고 님자 안 쓴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국가대표팀 훈련법, 비행기 조종실 내부의 위계질서와 그로 인한 소통 단절 등 '호칭'과 관련한 교과서적 소통 이론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지미는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원론적으로 대처했습니다. "회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차기 경영진이 정해져야 한다. 내가 회사에 필요 없는 존재가 되면 언제든 물러날 생각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합니다. 지미는 또 "질문이 더 이상 없을 때까지 대답하겠다"고 했고 그날 행사는 평소보다 두 세배 길게 진행됐습니다.

호칭은 부르는 사람과 불리우는 사람 간 관계를 규정합니다. 호칭 안에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면 무의식 중에 그 권위에 주눅이 들게 마련입니다. 듣는 사람 역시 자신이 '명령하고 결정하며 대우받아야' 할 존재라고 인식하게 되죠. 카카오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자'는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유'는 정보의 수평적 이동을 말하는 것입니다. 정보가 위에서 아래로만 흐른다면 소통이 아니라 명령과 복종이 될 위험이 큽니다.

자신을 향한 직원의 사퇴 요구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지미는 그로부터 얼마 안 있어 정말 '사퇴'를 결심합니다. 지미의 바통은 메이슨(Mason)과 션(Sean)이 이어받았습니다. 메이슨은 여민수, 션은 조수용 대표입니다. 카카오 직원들이 세워놓은 전통을 메이슨과 션이 얼마나 잘 계승ㆍ발전시켜나갈 것인지 지켜볼 일입니다.
"지미, 사퇴하세요"…임지훈 前카카오 대표 당황시킨 한 마디 원본보기 아이콘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