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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드 보복 1년③]롯데, 끝나지 않은 악몽…유통업계 '차이나 엑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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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이후 휘몰아친 '차이나 리스크', 유통기업 줄줄이 '차이나 엑시트'
신세계, CJ 등은 완전히 발 뺐지만 롯데는 여전히 수렁 속
'포스트 차이나' 지역은 동남아·중동
[中사드 보복 1년③]롯데, 끝나지 않은 악몽…유통업계 '차이나 엑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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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우리나라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 이후 휘몰아친 '차이나 리스크'는 중국에 진출해 있던 우리나라 유통 기업들을 초토화시켰다. 지난해 3월 4일, 중국 당국은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계약을 체결한 지 나흘만에 장쑤성의 롯데마트 창저우 2점에 대해 소방점검을 이유로 영업정지 통보를 했다. 그 이후 지난 1년 동안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제재, 중국인들의 반한 기류와 불매 운동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따른 매출 감소 탓에 롯데와 신세계, CJ를 비롯한 유통 대기업들이 줄줄이 차이나 엑시트(China Exit·중국 탈출) 대열에 올랐다. 그나마 신세계나 CJ는 지난해 중국에서 완전히 발을 뺐지만, 중국 정부의 의도에 따라 매각마저 쉽지 않은 롯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렁에 빠져 지금도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 롯데마트 매각 작업 7개월째 지지부진…결과 안갯속

12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롯데마트 매각 작업은 7개월째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마트 중국 매각은 올해 6월까지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수 후보자가 4개로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가능성은 높아지긴 했다"며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인수 기업에게 인수 후 영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신호를 주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총 99개의 롯데마트 중국 점포 총 99개 중 87개의 영업은 중단되고 나머지 12개 점포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 그 사이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적자 규모는 2016년 1389억원에서 지난해 2690억원으로 확대됐다. 롯데 관계자는 "영업 중단을 한다고 해도 건물 유지비는 계속 들어가고 있다"며 "이로 인한 손실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신동빈 회장 구속 수감 이후 적극적인 매각 추진은 더욱 어려워진 분위기다. 롯데월드 선양' 건설 현장 역시 사드 사태 이후 1년 간 중단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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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철수, CJ도 홈쇼핑 사업 접어

중국에서 롯데마트보다 덩치가 작았던 이마트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완전히 철수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이마트 매장 5곳의 매각을 허가해줬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중국 상하이에 5곳, 시산에 1곳의 매장을 운영해왔으나, 9월 상하이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에 일괄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이마트 관계자는 "CP그룹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매입할 수 있는 구조"라며 "계약 후 4개월 만에 허가가 나온 것은 빨리 진행된 편"이라고 설명했었다.

시산에 있는 매장 1곳은 이마트 자체 점포라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 CP그룹에 팔린 매장 5곳은 임차매장이라 계약 기간 전에 매장을 철수하려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거나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한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했으며, 매장을 26곳까지 늘리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매출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고, 적자가 이어지자 매장을 구조조정해 현재는 6곳만 남아있다. 작년 중국에서만 216억원의 적자를 냈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적자는 1500억원이 넘는다. 이마트 중국 매장을 인수하는 CP그룹은 태국 유통 대기업이다.

홈쇼핑 업계의 해외개척 선두주자였던 CJ오쇼핑도 지난해 7월 CJ오쇼핑의 남방CJ 사업을 접었다. 현지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극심해진데다 사드 보복 장기화 등으로 영업 요건이 악화된 게 원인이다. 남방CJ는 지난 2014년 30억원, 2015년 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철수 직전 해인 2016년에는 2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었다. 롯데홈쇼핑 역시 장기간 부진을 겪었던 중국 윈난·산둥 홈쇼핑 사업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중국내 사업은 충칭 한 곳만 남겼다.

◆오리온은 중국 인력 구조조정, 아모레 등 화장품업계도 적자

현지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업체도 있다.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잘나갔던 오리온은 중국 법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중 마찰이 심화되면서 대형마트 등에 제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되면서 그만큼 판촉사원의 수요도 줄어든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 법인 인력 1만3000여명 중 약 20%를 감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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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관계자는 "인력 1만3000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포함돼 있고, 한국 주재원은 50여명이 채 안된다"며 "대부분 계약직 중국 인력으로 그동안 판촉행사 등을 담당했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드 여파로 오리온의 중국 내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오리온의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376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2.1%가 줄었다.

화장품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7%, 29.7% 줄었다. 2006년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역신장한 것이다. 에이블씨엔씨와 잇츠한불도 지난해 영업이익의 50% 이상이 줄었다. 사드보복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토니모리까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포스트 차이나' 찾아라…베트남·중동으로 향해

중국에서 탈출한 유통업계는 '포스트 차이나' 전략지역으로 동남아를 목표 삼아 시장을 발굴하고 있는 중이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시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는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노이시 인근 7만3000여㎡ 규모 부지에 롯데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겸 롯데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이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는 모습.(사진 제공=롯데지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겸 롯데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이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는 모습.(사진 제공=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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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는 2015년 베트남 1호점 ‘고밥점’을 오픈한데 이어 2019년 2호점을 출점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1월 베트남에 머물며 고밥점에 방문해 현지 사업 현황을 직접 챙긴 바 있다. 중국에서 타격을 입은 아모레퍼시픽은 중동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올 하반기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론칭한 후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등 주변 국가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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