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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피스토크]평화올림픽 우선, 비핵화·평화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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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잘 치르는 것이 우선,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올림픽 이후 北 도발할 수도, 비핵화는 성과 기대할 때 아니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정부가 남북 실무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합의하는 등 평화올림픽을 위한 벅찬 한 발을 내디뎠지만 합의 내용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올림픽 헌납', '평양올림픽' 등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남북의 합의 사항에 대해 못 마땅한 심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겠느냐'며 정부의 무기력한 대북 대응을 비판하던 입장에서 막상 대화가 진행되니 성과를 깎아 내리는 모양새다.

남북은 17일 밤 '평창 실무회담'을 마치고 11개 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공동보도문에서 남북은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고,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또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에서 합동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이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불만을 쏟아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8일 "지금 저 사람들(현 여권)은 평창올림픽이 아닌 평양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유치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면서 김정은의 위장 평화공세에 같이 놀아나고 있다. 남북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성주 바른정당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이 요구하기도 전 개막식에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들겠다며 개최국 자존심을 북한에 자진 헌납했다"면서 "이쯤 되면 우리가 올림픽을 왜 개최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고 비꼬았다.

야당의 이런 비판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이 하나씩 매듭을 풀어나가고 있는 것은 문 대통령의 평창 '평화올림픽'에 대한 확고한 의지 때문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우리 선수들을 격려했고, 선수촌 시설을 둘러보며 올림픽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17일은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평창올림픽 관련 보고와 남북 실무회담 관련 보고를 받으며 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위한 구상에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선수촌 방문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의 평화를 이뤄 나가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로서는 그 이상 보람이 없을 것 같다"면서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단일팀 구성이 예상됐던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만나서는 "여자 선수들은 중·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 실업팀도 없어서 국가대표가 유일한 팀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가운데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다독였다.

이번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러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단일팀 구성으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리 선수들의 마음을 미리 추스린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와 남북의 합의 결과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계 한 전문가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공동 입장, 단일팀 구성, 북한에서의 공동훈련 등에 합의한 것은 큰 성과"라면서 "'평창 이후'까지 내다보는 북한의 의도를 왜곡해 받아 들일 필요는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이후의 대화까지 이어나가야 할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책 연구기관 한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구상한 평화올림픽의 밑그림이 남북 합의를 통해 구체화된 것으로 본다"면서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이 우선이다.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올림픽과 비핵화를 별도로 하겠다는 투트랙 의사를 내비친 만큼 그에 맞춰 대응해 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올림픽이 끝나고 북한이 또 미사일 도발을 할 수도 있다.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비핵화나 평화협정, 군사적 긴장완화 등은 길게 보고 풀어나가야 할 고차방정식이다. 올림픽 이외의 성과를 기대할 때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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