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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부메랑]실직 위기 놓인 알바생들 "시급 올랐지만 같이 일하던 한명은 잘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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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근무시간 단축, 가격 상승, 근로자수 감소 폐해 속출

배달 음식점들, 1일부터 배달료 추가로 받기도

[최저임금 부메랑]실직 위기 놓인 알바생들 "시급 올랐지만 같이 일하던 한명은 잘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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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1년간 다녔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지난 연말에 그만두게 됐어요. 사장님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어쩔수 없다며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새해 첫 날부터 일자리 찾고 있는데 마땅치 않아 걱정입니다. 집에 돈을 벌릴 수도 없고…" (대학생 A씨)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당연히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람을 자를 수 밖에 없어요.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서 매출도 바닥인데 임금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대책을 내놓고 정책을 시행해야할 것 아닙니까. 최저임금 인상을 재고해 달라고 청와대에 청원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편의점 가맹점주 B씨)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문재인 정부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최저 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대폭 올렸지만 되레 근로자들과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우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저임금 인상을 조속히 시장에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사업주는 물론 근로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고 아예 근로자수를 줄이는 폐해도 속출하고 있는 것. 시장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불도저식 정책과 탁상행정이라는 불만이 잇따르는 등 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당장 인건비를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영업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직원수를 줄이고 있다. 서울 충정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C씨는 "요즘 불경기라 장사도 안되는데 임금까지 올려줘야 되서 어쩔 수 없이 직원 한명을 내보냈다"면서 "임대료도 올랐는데 세금부담에 인건비까지 치솟으니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D씨는 "아르바이트생이 없으면 가게를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당장 인력은 줄이지 않았다"면서도 "대신 영업시간을 줄였는데 매출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가격을 조금 올릴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아르바이트생 채용 조건도 까다로워졌다. 경영주들이 신입 아르바이트 직원을 내보내고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강남구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E씨는 "지난주부터 일하게 됐는데 직전에 2명 쓰던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들어온 것"이라면서 "군필자에 예전에 2년 일했던 경력때문에 채용됐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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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F씨는 "시급이 올랐지만 더 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그런데 외진 곳에 있어 장사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 사장님 눈치가 보이기는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이러다 사장님이 직접 한다고 나가라고 할까봐 걱정"이라고도 했다.

가격을 올리는 곳들도 있다. 지난 연말부터 인건비 부담이 큰 외식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연초부터 배달 음식점들은 배달료를 신설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인건비 인상분이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일부 배달 음식점들은 지난 1일부터 배달료를 추가로 받고있다. 통상 배달 음식점들은 최소주문금액 이상의 메뉴를 주문할 경우에만 배달료를 따로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가까운 거리는 배달료 1000원, 먼 거리는 2000원의 배달료를 신설했다.

앞서 KFC는 지난달 29일부터 치킨, 버거, 음료 등을 포함한 24개 메뉴 가격을 최대 800원 인상키로 했다. 맥도날드는 배달서비스인 '딜리버리'의 최소 주문 가격을 지난달 30일부터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렸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해 11월 전체 74종 제품 중 버거류 12종, 세트 15종, 디저트류 1종, 드링크류 5종 등 가격을 조정했다.

놀부부대찌개도 최근 부대찌개 가격을 7500원에서 7900원으로 5.3% 올렸고, 신선설농탕은 설렁탕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4.3% 인상했다. 죽 전문점 '죽 이야기'는 1일부터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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