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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된 최저임금 쇼크]"뜨거운 가슴 아닌 차가운 머리로 정해야"

최종수정 2018.01.03 14:17 기사입력 2018.01.03 13:00

[현실화된 최저임금 쇼크]"뜨거운 가슴 아닌 차가운 머리로 정해야"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 대폭 인상돼 재계 전반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저임금을 올리기보다는 적정임금을 도입하고 사회임금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산업ㆍ고용ㆍ임금 구조를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생계비 보장이나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수요를 늘리고 국가의 책임 수준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호(사진)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3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딜레마에 빠진 최저임금, 제도 개선방안 모색'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 같은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최저임금은 뜨거운 가슴이 아니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처럼 차가운 머리로 정해야 한다"는 게 김 소장의 생각이다.

김 소장은 먼저 우리 산업업종별 경영 사정과 임금 수준, 소득 집중도, 고용의 유연성 등을 고려하고 근로장려금, 실업급여, 각종 사회수당 등 사회임금의 수준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구조상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대폭 인상하면 '고학력 청년백수'가 대거 등장하고 계층 이동성이 약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기본적으로 산업 고도화의 수단이라서 아직 구조가 덜 여문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그나마 노동시간이 단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최저임금 제도는 일자리를 가진 임금근로자 간 격차는 줄여준다"면서 "그런데 일자리를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소득 수준은 대체로 낮기 때문에 임금근로자와 영세자영업자 간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소장은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올라도 공공부문, 대기업, 규제산업 등 상층 근로자의 임금이 그 이상으로 올라버리면 줄어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증가한 소득으로 내수가 활성화되고 한계산업ㆍ기업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은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전해가는 상황이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쪽의 바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이런 바람이 외면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기업들이 소위 '좋은 일자리'의 높은 임금 수준이나 고용경직성, 낙관보다는 비관이 훨씬 앞서는 중장기 사업 전망으로 인해 고용 흡수ㆍ창출을 꺼릴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국세청의 '2017 국세통계 조기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폐업을 신고한 개인사업자 수는 83만9000여명이다. 2015년 신고자보다 13.5% 증가한 수치다. 대체로 저임금 근로자가 집중된 농림어업, 숙박 및 음식점업, 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등 종사자들이 고령이거나 기업주가 자영업자로 변신하기 쉬운 업종이다.

김 소장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2017~2018년 폐업자 수가 폭증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면서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상황에서 이런 업종의 대량 폐업에 따른 대책을 논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국가의 도리"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또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최저임금액 미만을 받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른다고 믿고 이를 전제로 그 효과를 얘기한다"면서 "그런데 최저임금이 결코 낮지 않은 상황에서 대폭 인상을 하면 한계산업ㆍ기업은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영업으로 전환하고, 사업체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무인화, 자동화, 효율화 등 사람을 덜 쓰는 방법을 찾게 돼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보다 16.4% 높아졌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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