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피자 꺾은 나폴리 피자의 세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이탈리아의 나폴리 피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나폴리 피자를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지정했다는 점이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나폴리 피자의 어떤 점에 주목했을까.
8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제주도에서 7일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나폴리 피자 제조법을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부터 나폴리 피자 제조법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역사 저널리스트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가 쓴 '맛의 천재'에 따르면 '나폴리 피자'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최초의 문서는 1570년 교황 피오 5세의 요리사 바르톨로메오 스카피가 출판한 요리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둥근 빵, 즉 나폴리 사람들이 피자라고 부르는 것을 요리하기 위해서는"이라는 문장이 있다. 다만 당시의 나폴리 피자는 지금과 다른, 반죽에 견과류와 과일을 넣어 케이크 두께로 구워 만든 것이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나폴리 피자는 1715∼1725년 처음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 인근 베수비오 화산의 돌을 이용한 화덕이 만들어지면서 고온에서 얇은 피자를 빠르게 굽는 방법이 이탈리아 전역에 퍼졌다고 한다. 나폴리 피자의 한 종류인 마르게리타 피자는 1889년 만들어졌다. 사보이왕가의 움베르토 1세와 마르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다. 왕비의 요청으로 당대 유명 피자 요리사(피자이올로)였던 라파엘로 에스포지토가 기존의 바질과 토마토소스에 모차렐라 치즈를 추가해 만들었다. 이 피자에서 초록색과 흰색, 빨간색으로 이뤄진 이탈리아 국기가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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