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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잔혹사⑤]한집 건너 GS25·CU…고개드는 '포화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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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간 거리 제한 없어 출혈 경쟁 불가피
'편의점 옆 편의점'·'한 지붕 두 편의점' 등 사례
일각에서는 편의점 출점여력 높게 평가하나
점주들은 죽을맛…내년부터 인건비 올라 고민

부산의 한지붕 두 편의점

부산의 한지붕 두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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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경쟁 편의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점포 매출이 뚝 떨어졌네요." 22일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이진한(가명) 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거리 제한이 없다 보니 100m도 채 되지 않은 곳에 경쟁 편의점이 생겨나는 건 예삿일"이라면서 "불황에 고객들 씀씀이도 줄어들어 고민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의 점포가 위치한 상권에는 지난 1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터줏대감 같이 오랜 기간 운영하던 대기업 편의점 점포가 문을 닫았다. 양 옆으로 경쟁사 편의점들이 들어서 매출이 줄어든데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몰리면서 상가 임대료가 비싸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드는데, 나가는 돈은 점점 늘어난다"며 "버티느냐, 못버티느냐의 문제인 것"이라고 토로했다.
편의점간 거리를 제한하자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점포 운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점주간, 점주와 본사간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편의점 점포 수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1만2359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1만2309개,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9195개다. 이외에도 이마트24 2476개, 미니스톱 2426개까지 더하면 총 3만8765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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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수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현행법은 점포간 거리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점포간 출혈 경쟁의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모범거래기준을 통해 점포간 250m 거리제한을 뒀지만, 강제성이 없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2015년 폐지됐다. '한 지붕 두 편의점'이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한 건물에 1~2층으로 각각 GS25, 세븐일레븐이 들어선 사례다. 건물주가 1층에 세븐일레븐을 신규 출점하면서 기존 GS25 점주가 플래카드를 내걸어 항의를 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논란 끝에 후발 업체인 세븐일레븐이 폐점을 결정했지만, 갈등은 수 개월째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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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출점 여력이 넉넉한 것으로 봤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올해 편의점 운영동향을 분석한 결과, 편의점 수가 늘면서 매출도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매출액 상승폭은 19.46%. 더불어 지난해 기준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머물러 있다. 인구·사회구조상 닮아있는 일본의 경우 올 3월 기준 편의점 비중은 8.2%다.

하지만 점주들은 더이상 고통을 감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점포간 경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데다, 매달 지불해야하는 비용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특히 인건비 고민이 가장 크다. 당장 내년도부터 최저임금이 기존 대비 16% 오르고, 2020년 시급 1만원 시대가 도래하면 아르바이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시장에서도 과도한 출점 탓에 구매건수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점주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GS25가 상생안을 내놨다. GS25는 올 7월 가맹점주 최저수입 보장, 확대를 위한 4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심야시간 운영점포의 경우 전기료 350억원을 지원한다. 점주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도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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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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