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냉동 삼겹살, 국내산 냉장 삼겹살 가격의 '절반'
#1. 충북 청주시에 소재한 A음식점. 구이용으로 돼지고기 삼겹살을 내놓는 이곳은 원산지를 국내산이라고 표시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삼겹살은 벨기에산이었다.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된 벨기에 삼겹살은 2300㎏에 달했다.
수입 냉동 삼겹살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업소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산 돼지고기의 가격이 국내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부당이익이 큰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16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은 추석명절을 맞아 지난달 6일부터 29일까지 제수ㆍ선물용 농식품 판매 및 제조업체 1만9672개소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조사결과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업소는 547곳이었으며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168건으로 전체 위반의 27.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설을 앞두고 조사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당시에도 돼지고기의 위반사례가 27.6%로 가장 많았다.
또 수입물량 유통 증가도 원산지 위반행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2014년 39만4000톤에서 2016년 50만2000톤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까지의 수입량 33만6000톤과 비교하면 올해는 8월까지 36만5000톤이 수입돼 8.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빠지지 않는 김치가 나란히 원산지 표시 위반 1위에 올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배추김치의 위반 건수도 168건, 전체의 27.2%로 돼지고기와 같았다. 이는 중국산 김치 수입가격이 낮아 외식업체나 급식업체의 47.3%가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의 수입가격은 1㎏에 687원이었다. 농관원은 "유통경로, 적발사례, 가격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취약시기와 품목별로 맞춤형 단속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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