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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알쓸신잡]추석 이후 지내는 추수감사절, '상달고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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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달고사를 지내는 모습(사진=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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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음력 8월15일인 추석을 두고 보통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대비시키곤 하지만 실제 추석 시즌엔 대부분 곡식이나 과일이 아직 익기 전이다. 가을추수를 앞둔 시점에서 벌이는 추석은 엄밀히 따지면 추수감사절이 아니라 추수를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대비되는 날은 따로 있었다. 바로 '상달고사'라 불리는 한국 전통의 제천의식이다. 이것은 삼한시대부터 전래된 것으로 중국 후한시대 말기부터 서진시대까지를 기록한 역사서인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에도 나온다.
예부터 우리나라의 고대국가들은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10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고구려(高句麗)에서는 이를 '동맹(東盟)'이라 불렀다. 동맹은 대표적인 추수감사절로서 사당을 세워 귀신(鬼神), 사직(社稷), 영성(靈星)에 제사 지내는 제천의례(祭天儀禮)를 함께 벌였다.

이 밖에도 예(濊)의 무천(舞天)을 비롯하여 마한(馬韓)에서도 농공(農功)이 끝난 후인 10월에 제천의례(祭天儀禮)를 올렸다. 이러한 제천의식이 조선시대에 와서도 전해져 10월이면 상달고사를 비롯하여 개천제(開天祭)와 시제(時祭)를 지냈다.

상달고사는 10월 중 길일을 택해 지냈으며 특히 음력으로 오일(午日)에 해당하는 날을 좋은 날로 여겼다. 이날 팥시루떡을 해서 성주를 비롯한 집안의 신들에 올려 가내의 평안과 건강과 풍요를 빌고 팥시루떡을 마구간에 차려놓고 말의 무병과 건강을 빌었다.
10월의 오일 가운데에서도 무오일(戊午日)을 상마일(上馬日)로 치는데 무(戊)가 무(茂)와 발음이 같아 무성함을 기대한 것에서 나온 풍습이라고 전해진다. 반면에 병오일(丙午日)은 병(丙)과 병(病)이 발음이 같아 꺼린다. 전통사회에서 말은 소와 더불어 농사와 같은 생업에 직접 참여하여 식구와 같은 귀한 존재다보니 이런 풍습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에서 집안의 으뜸신으로 여기는 성주신에게도 제를 지냈는데, 이는 집안의 대주(大主)를 상징하며 가정의 천신(天神)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성주굿의 성주무가에는 하늘에서 천신이 하강하여 인간에게 집 짓는 과정을 가르쳐 주고 집의 으뜸신인 성주신으로 자리잡는다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상달고사 기간에는 특별히 성주고사라 해서 무당이 주재하는 성주굿을 크게 벌이기도 했었다. 물론 고사를 지낼 때에는 성주신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터주, 조왕, 삼신 같은 집안의 여러 가택신에게도 기원했다. 추석 때 일부 햇곡식을 수확하기도 하나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실제 추수감사절 성격이 강한 상달고사는 대체로 음력 9월부터 시작해 10월에 마무리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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