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호두향 식품첨가제로 태양전지 만든다

포스텍 연구팀 내놓아

▲비대칭 정공전달물질이 호두향이 나는 식품첨가제에 녹아 태양전지에 코팅되는 모습.[사진제공=포스텍]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호두향이 나는 친환경 용매로 태양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클로로벤젠이라는 독성 물질이 사용됐는데 친환경 용매가 개발되면서 실험자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잘 흡수해 전하를 만들어 내는 물질입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으면 전자와 정공을 형성합니다. 정공을 전극에 빨리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공 전달층이 필요합니다.

프린트나 코팅 등 이후 공정을 위해선 먼저 정공 전달층에 쓰이는 유기 재료를 녹여 액체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친환경 물질에는 잘 녹지 않아 그동안 클로로벤젠이라는 독성 물질을 사용했습니다. 실험자의 건강은 물론 대량 생산될 때 노동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포스텍(POSTECH) 연구팀은 정공 전달 물질에 비대칭 구조를 도입해 호두향이 나는 친환경 식품첨가제(2-methylanisole)에 대한 용해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친환경 공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어냈습니다.

박태호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친환경 공정이 가능하고 안정적이며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위한 정공 전달 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과 달리 얇고 저렴한 공정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래 태양전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더 효율적이고 더 안정적 페로브스카이트 개발에 전 세계의 많은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구팀은 친환경 공정이 가능함을 확인한데 이어 효율성과 안정성까지 높였습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공 전달층의 모양에도 주목했다. 전하를 빨리 이동시키기 위해 기존에는 첨가제를 사용해 효율을 높였습니다. 첨가제를 넣으면 일시적으로는 효율이 높아지는데 시간이 지나면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연구팀은 단분자를 연결시켜 긴 사슬로 만들었습니다. 첨가제를 넣지 않고도 고분자 효율을 18.3% 높였고 시간이 지나도 효율감소가 적어 안정성까지 확보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포스텍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이준우 씨는 "광전기적 특성의 변화 없이 용해도를 대폭 높였다"며 "새롭게 설계된 정공 전달 물질로 효율도 높인 만큼 전도성 고분자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태호 교수는 "호두향이 나는 식품 첨가제는 특별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고 친환경 용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