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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면세강국③]인천공항 입점에 무모한 베팅?…"당시 분위기는 지금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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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면세점사업자 확대, 특허수수료 인상 등 악재 예상 못해
정부發 혹은 국제 관계 문제…"인천공항, 윈윈해온만큼 임대료 인하해야"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전경.(사진=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전경.(사진=롯데면세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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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면세점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탈(脫)인천공항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과거 입찰 때 계약 규모가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에 무리하게 '베팅'한 탓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면세점은 과거 투자 여력이 충분했던 반면 현재는 정부발(發) 혹은 국제 관계 이슈가 업계를 초토화시킨 만큼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6일 면세점업계,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롯데면세점의 '철수 검토' 강수에도 인천공항공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인하 요구를 단칼에 외면했다. 애초 롯데면세점이 스스로 제시했던 계약 조건을 수정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2015년 인천공항 3기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롯데의 5년 간 임대료는 4조원이 넘는다. 영업 면적이 가장 넓고 신라(1조5000억원대)나 신세계(40000억원대)보다 임대료가 훨씬 많다. 특히 롯데는 5년 가운데 3~5년차(2017년 9월∼2020년 8월)에 전체 임대료의 약 75%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남은 기간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로,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이 입찰 당시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써냈다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존 전략과 선택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전경.(사진=아시아경제 DB)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전경.(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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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측은 경쟁사와 비교도 안 되는 거액을 베팅한 데 대해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다만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당시에는 시내면세점 추가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신라·신세계와의 3자 구도 속 업계 1위 사업자로서 과감하게 치고 나간 것"이라며 "입찰 즈음 연 평균 매출 신장률도 20~25%로 호조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면세점사업자 확대, 특허수수료 인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등은 기업 차원에서 예상은커녕 손 쓸 수조차 없는 악재들이다.
인천공항점의 경우 '나라의 대문'이란 상징적 의미가 크다. 높은 수수료 탓에 이윤을 못 내도 면세점들이 경쟁적으로 들어가려 한다. 아울러 해외 면세점 입찰에서도 '자국 대표 공항 입점 업체'라는 타이틀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여러 악재가 터지기 전 인천공항점 영업이익률이 10% 가까이 돼 적자를 보전할 순 있는 정도였다"며 "인천공항공사도 수익의 절반 이상을 임대업에서 올리며 면세점들과 윈윈(win-win)하는 관계였는데 위기 타개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전혀 앉으려 하지 않으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면세점업계는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영업이익의 약 66%를 면세점 임대료가 차지하는 등 공항 발전에 기여해온 만큼 업계 어려움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이 59.5%에 이르는 등 임대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2015년 9월 인천공항 3기 면세점사업 시작 이후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사업자들의 공항면세점 적자액은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에서는 현재 롯데, 신라, 신세계 외에 SM, 시티플러스, 삼익, 엔타스면세점까지 총 7곳이 영업 중이다.

입점 면세점들은 임대료 인하 무산 시 무작정 손실을 보면서까지 영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가 사업권 포기를 선언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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