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들 출근 막으려 ID카드 압수하고 2주씩 재충전 휴가 주기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14일은 징검다리 휴일입니다. 오늘 하루 연차를 냈다면 4일 동안 쉴 수 있지요. 직장인들에겐 여름 휴가에 이은 보너스 휴식인 셈입니다. 연차 쓰는데 성공한 직장인들 중에선 "어떤 핑계를 대야 한 소리 듣지 않을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린 이들도 있을 겁니다. "부장님, 저 연차 좀…"이라는 말을 꺼냈을 때 "왜? 집에 무슨 일 있나?"라는 대답은 파블로프의 개 실험만큼이나 자동반사적인 반응이니까요.
현대제철은 300명 정도에 달하는 팀장들에게도 2주씩 재충전 휴가도 줬습니다. 쉴 시간은 주는 대신 회사에 출입할 때 꼭 필요한 아이디(ID)카드는 뺏았습니다. 자의로 혹은 타의로 '휴가 기간에 회사에 출근하는'(비정상적이나 우리나라에선 일상다반사인) 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지요. 회사 출입까지 정지당한 채 등 떠밀려 떠났지만 팀장들은 2주간 일은 머릿속에서 지울 시간을 얻었습니다.
쉼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확산되는 중입니다. 동국제강 역시 팀장급들에게 리프레시 휴가 일주일과 휴가비 300만원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갈 길은 멉니다. 지난달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임금근로자의 평균 연차 사용일수는 7.9일입니다. 연차휴가 부여일수인 15.1일의 겨우 절반 수준이지요. '회사 분위기'(44.8%)가 연차를 막는 주요 이유였습니다. '휴가= 바빠 죽겠는데 노는 것' '휴가=지속을 위한 쉼'. 회사마다 휴가에 대한 인식은 한 끗 차이입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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