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국민과 기업들에게 절전 참여를 호소했다. 원자력발전소 '불량 부품' 사건으로 신고리 원전 2호기와 신월성 원전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여름철 전력대란으로 하루하루가 비상이었다. 앞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나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위기가 있었다. 2011년 9월15일 전력대란 당시 예비력은 20만㎾까지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급전을 실시해 전력 공급예비율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탈(脫)원전을 추진하기 위한 정지(整地)작업이라는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에 보상금을 주고 실시한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일부 발전기 고장으로, 21일에는 지난해 최대수요인 8만5180㎾를 경신함에 따라 급전지시 조건에 부합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전까지 급전 지시는 2014년 12월18일, 지난해 1월28일과 8월22일 등 세 차례 뿐이었다. 가정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급전 지시든 절전 요청이든 전기를 줄여 쓰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자 불편이다. 전력대란을 막기 위한 적절한 수요관리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수요관리만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은 섣부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먹지도 않을 쌀을 매년 엄청나게 수매하고 있다. 에너지는 안보의 문제다. '지금도 전기가 남아도니 앞으로도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위험천만하다.
조영주 경제부 차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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