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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천 전문위원이 말하는 광기(狂氣) 사회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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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생활’ ADHD(분노조절장애) 환자에게 사회관계 회복시켜 줘야

박관천 본지 편집국 전문위원

박관천 본지 편집국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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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낮잠을 방해 한다며 아파트 외벽 작업자의 생명줄을 잘라 버린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또 같은 달 충주에서는 원룸을 방문한 인터넷 수리 기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도 일어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가해자가 인터넷 수리 기사가 방문하기 전부터 이미 누가 오든 해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고 한 것이다. 누구라도 광기(狂氣)어린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회다.

두가지 유형 모두 성인 분조조절장애(ADHD) 범죄의 전형적인 사례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폭력범죄 37만여건 가운데 우발적 범행은 41.3%인 14만8000건이나 되며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분노조절장애자의 경우 과속, 난폭 운전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6배, 교통사고는 3배라는 통계자료는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범죄 증가율이 폭력범죄에 한정돼 있지 않음을 보여 준다
치열한 경쟁과 사회계층간 격차의 심화에 따라 분노조절장애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분노조절장애환자가 지난 2007년 1660명에서 2011년 3015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이와 유사한 조현병 환자의 수는 2015년 기준 10만명을 상회하여 인구의 1%에 가깝다는 통계를 발표해 사회적 심각성에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부터 잠재된 분노조절장애 환자중 많은 수가 부모의 자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암수(暗數)로 존재하고 성인 환자는 자각을 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은데 최근 미국의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성인ADHD 환자의 경우 85%가 수면장애, 우울, 불안, 강박을 호소하지만 치료비율은 10%에 불과하다는 자료는 충격을 더한다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충동범죄자의 큰 심리적 특징은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에 대한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으려 하고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 이와 유사한 범죄성향으로 양극성 장애, 다중인격장애 등 정신병질적 범죄와 사이코패스가 있는데 범죄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사이코패스는 타인에 대한 공감대 부족과 함께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병적으로 집착하는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아파트 외벽 작업자 줄 절단 사건의 피의자는 당일 인력시장에서 일을 구하지 못해 화가 났고 인터넷 수리기사 가해자 역시 주식실패의 이유가 인터넷 속도 부족으로 생각 해 분노가 치밀었다는 범행동기는 대표적인 분노조절장애의 유형을 보여주는 한편 최근 발생한 인천 초등생 여아살인 사건 피고인처럼 재판과정에서 아스퍼거증후군 등 정신병질적 범죄라고 스스로 자처하면서 감형까지 생각하며 재판에 대응하는 태도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적 유형이다

또한 성인ADHD 환자 대부분은 외부와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폭음, 폭식, 게임중독 등의 현상을 보이는데 자기도피이론에 의하면 이들은 현실적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인터넷 세상에 빠져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성향이 짙다.

분노조절장애가 의심되는 소년범을 상담한 경험이 있다. 그에게 게임에 중독 된 이유를 묻자 특별히 할 것이 없어서 한다고 대답 했다. 이때 특별히 할 것이 없다는 의미는 실망스러운 현실을 마주한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현실회피적 태도로 발전 한 것이었다.

분노조절장애자들은 고립된 생활로부터 탈출시켜 사회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 치료의 가장 우선이다. 이는 친,인척 등 지인들이 잦은 연락을 통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는 관심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회복지기관을 통한 상담을 유도해 타인과 공감대 형성이라는 심리적 치유가 병행돼야 한다.

더불어 국가 행형정책의 변화도 있어야 할 것이다. 성인ADHD 환자가 범죄자로 진행되었을 때 구금을 통한 단순 격리정책 보다는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감호 등의 절차가 병행되어야 하는데 현재 교정시설의 열악성에 비추어 볼 때 정신과 공중보건의의 교정시설 배치 확충 등으로 구금기간 중 격리와 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성인 분노조절장애환자의 충동적 범죄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가장이 희생되고 평범한 가정이 흔들리는 사회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박관천 전문위원 parkgc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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