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누크빌 지역에는 일본과 중국이 각각 투자한 SEZ가 조성돼 가동 중이다. 시아누크빌의 스퉁하브 지역에는 일본 주도의 항구 SEZ(70만㎡)가 있다. 중국 민간이 조성한 SEZ는 규모가 분당 신도시와 비슷한 1688만㎡에 이른다. 캄보디아 측이 조성한 스퉁하브 SEZ(990만㎡)도 있다. 각 SEZ에서 생산된 물품들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을 넘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간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힘=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강 유역의 비옥한 충적평야에 자리한 캄보디아는 현재 눈부신 발전 속도를 자랑하는 국가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캄보디아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6.9%, 2018년 6.9%, 2019년 6.8%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이 산업 생산능력을 수출할 대상지로 캄보디아를 지목한 이후 캄보디아를 향한 중국 제조업체들의 이전이 잇따르고 있다.
SEZ는 캄보디아 정부의 투자우대 조치 등에 힘입어 아세안 제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 SEZ 수출액은 12억달러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의 진출이 잇따르고 SEZ에서 제조되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진행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사실상 중국이 독점해온 노동집약적 제조업인 섬유, 봉제, 신발, 전자부품 등이 집중 육성되고 있다. 전통 농업 국가이던 캄보디아는 1991년 파리조약을 계기로 시장을 개방해 제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했다. 캄보디아 제조업의 GDP 기여율은 약 24%이며, 연간 성장률 1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봉제는 캄보디아 전체 수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캄보디아 봉제산업의 성장은 중국 등 주요 생산 거점국의 임금 상승과 유럽연합(EU)의 일반특혜관세(GSP) 원산지 규정 개정이 도왔다. 유럽시장 수출 시 관세혜택 범위가 기존 부가가치율 70%에서 30%로 조정된 이래로 유럽지역이 캄보디아 봉제산업의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캄보디아의 봉제 부문 수출은 2015년 1분기 약 17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1% 증가하며 캄보디아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대 난적, 임금 상승= 캄보디아 경제를 떠받치는 봉제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 요구가 높아지는 점은 국가적 위험으로 간주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경제발전, 노동분쟁, 정치적 영향에 따라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이 연 20% 내외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6년 140달러이던 최저월임금은 올해는 153달러로 결정됐다. 이는 이웃 국가인 베트남 내 일부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2013년 총선 이후 노동자 시위와 정치적 소요 사태가 벌어진 것이 이후 임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파른 임금 인상을 견디지 못한 일부 섬유봉제회사들은 폐업을 피할 수 없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섬유봉제 관련 기업 중 상당수도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웃 국가인 베트남 등 제3국으로의 공장 이전이나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임금 인상과 더불어 캄보디아 노동자의 숙련도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캄보디아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숙련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새로 유입되는 노동자의 30% 정도는 학교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해 단순 반복작업만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악재에도 캄보디아에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기반으로 한 사업체들이 늘고 있다. 캄보디아 내 공장 수는 2016년에도 증가했다. 2016년 상반기 수출 또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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