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 아래 분당, 두 마을이 합쳐져 만들어진 분당리의 역사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한때 '천당 아래 분당'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경기도 성남 분당은 1990년대 신도시의 표본과 같은 지역이다. 특히 서울 강남과 인접해 있다 보니 신도시 개발 후 분당은 부동산 시장 과열 지역인 '버블세븐(bubble seven)'의 대표로 꼽힌다.
그러나 신도시란 이름이 무색하게 동네 자체는 서울 강남지역들보다 훨씬 오래됐다. 분당의 오랜 역사는 지명인 분당(盆唐)에서 먼저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글자 그대로 보면 질그릇을 뜻하는 '盆'자와 옛 중국 당나라를 뜻하는 '唐'자가 합쳐져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분당이란 지명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지만 1989년 정부가 분당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하기 이전까지는 그저 조용한 농촌이었다. 분당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일약 수십만명이 몰려사는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당시 정부는 분당지구 일대 1785만1239㎡(540만평)에 10만5000가구의 주택과 도시시설을 갖춘 인구 42만명 규모의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신도시 개발사업이었다.
이후 1991년 분당신도시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성남시 중원구 관할에서 분당구로 분리됐다. 분당신도시로 인구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지난 2015년에는 시(市) 산하의 일반구 중 최초로 인구 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성남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분당에 집중되면서 인구가 급증한 것이다.
분당구가 성남시와 분리 논란을 벌이는 동안 분당 내에서도 분리 논란이 시작되고 있다. 판교신도시 개발 이후 분양과 입주가 계속돼 판교 일대 인구가 많이 늘어나면서 분당구 산하의 판교지역이 판교구로 분리하고자 하는 것. 판교신도시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분당의 노후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이 이어지면 인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분당 주민들의 시 승격 요구 목소리도 계속 높아질 수 있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