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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산골짜기 '독골'에서 강남의 메카가 된 '도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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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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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보통 산골짜기를 의미하는 곡(谷)자가 들어간 지역들은 지형이 험준한 편이지만 서울 강남구 도곡동(道谷洞)을 두고 두메산골을 상상하긴 힘들다. 지금은 부의 상징적 건물인 타워팰리스를 안고 있는 부자 동네지만 도곡동의 첫 시작은 매봉산 산골짜기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동네 이름인 도곡을 글자 그대로 풀면 '길 위의 골짜기'란 뜻으로 모순된 말이 된다. 도곡은 원래 이 동네 이름이었던 '독부리'를 한자로 바꾸면서 지어진 이름이다. 독부리는 매봉산 자락 아래에 유독 많이 박혀있던 돌부리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돌부리가 이후 독구리, 독골로 불리다 도곡이란 한자명이 붙었다.
매봉산에는 예로부터 독구리마을의 수호신으로 받드는 '동제당(洞祭堂)'이 있으며,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거지가 있다. 현재의 남부순환도로변에는 효자비가 세워져 있고, 효자비 뒤에는 보호수로 수령 7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동네 신으로 모시고 있다고 한다.

한편 마을 뒤쪽 밭에는 많은 도기조각을 볼 수도 있었다해 조선시대 도자기를 굽던 도요지(陶窯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실치는 않다. 그래서 도곡동이란 이름을 도자기와 연결짓는 설도 함께 존재한다.

조선시대에는 경기 이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한양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곳이기도 했다. 당시엔 해가 지면 한양의 4대문을 닫아걸어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한양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저녁에 도착하면 묵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 후기로 들어서면서 한양으로 들어가는 지방 상인들이 많이 찾기 시작했고 교통의 요지로서 독구리마을은 점차 성장하게 됐다.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까지는 경기도 광주군에 속했다가 1963년부터 서울시 성동구에 편입됐다. 이후 계속 행정구역이 바뀌어 1975년 강남구에 속했다가 1988년 서초구로, 다시 이듬해인 1989년 강남구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렀다. 대부분 1970년대 한강개발과 함께 도심구획이 시작된 다른 강남의 동네들과 달리 상당한 역사를 지닌 촌락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인 도곡1동과 신시가지인 도곡2동으로 분리된 것이 특징이다. 이로인해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는 다른 강남지역과는 달리 아파트와 주택이 혼재된 형태로 남아있다.

오늘날 도곡동은 '강남'이미지의 상징적인 건물인 타워팰리스가 있는 부촌으로 유명하다. 강남권 교통의 중심지로 늘 혼잡한 곳이기도 하다. 1990년대 초반에는 대표적인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인 'TGIF'의 첫 한국 상륙지로도 유명했다. 지난 1992년, 지금의 캠코양재타워 인근에 TGIF 한국 1호점이 문을 열면서 한때 패밀리 레스토랑 붐을 일으켰을 정도로 유행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현재 도곡동은 대치동과 함께 강남 재건축의 열기를 대표하는 동네 중 하나가 됐다. 개포한신, 개포우성4ㆍ5차 아파트 등 도곡동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하철 3호선 도곡역과 매봉역, 분당선 한티역 인근 역세권에 있다. 강남에서도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해 한 게 특징이다. 비록 대치동에 비해 가구수는 많지 않지만 입지가 좋고 용적률도 낮은 편이다. 재건축 이후 독구리마을이 어떻게 변화할지 부동산시장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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