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경전철 공사 1단계 구간은 지난해 12월 1단계 구간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철도시설공단 추진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철도시스템 분야인 차량ㆍ 궤도ㆍ전력ㆍ신호ㆍ통신ㆍ검수 등의 작업을 맡고 있다. 하태길 철도시설공단 부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경전철이 건설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택시나 버스 등 연계 교통망까지 마련된다면 자카르타의 교통 체증 해소는 물론 역세권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전철 건설 의미를 밝혔다.
주정부 차원에서 발벗고 나서는 자카르타는 실제로 '교통지옥'으로 악명이 높을 만큼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곳이다. 자카르타 시내에서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 8~10시와 오후 6~9시에 20㎞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려면 두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꼼짝없이 차에 갇혀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움직임이 미미한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빽빽이 도로를 선점하고 있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경전철 공사를 위해 자카르타 현지에 파견된 철도시설공단 직원들도 공사 현장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 등 교통지옥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노승준 철도시설공단 사무소장은 "원하는 목적지를 갈 수 있는 대중 교통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개인 소유 자동차, 오토바이가 길에 쏟아져 나오면서 교통체증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중 교통 시설에서 답을 찾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높은 물류비용은 인도네시아의 국가경쟁력을 크게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과 비교해볼 때 높은 수준이다. 태국(16%)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물류 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물류경쟁지수(LPI)는 63위로 아세안 회원국 중 싱가포르(5위), 말레이시아(32위), 태국(45위)보다 낮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인도네시아 기업환경 애로 요인으로 부패, 금융접근성, 인플레이션, 관료주의 등과 함께 인프라 부족을 꼽을 정도다.
이를 위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15년 중기경제개발계획(RPJPN 2015-2019)를 발표하고 진행 중이다. 계획의 핵심은 물론 인프라 구축이다. 이를 위해 중기 외부 차관 계획(DRPLN-JM 2015-2019)을 수립했다. 중기외부차관계획 중 88%는 인프라 관련 재정마련에 집중됐다. 2019년까지 2650㎞에 달하는 신규도로 및 1000㎞의 유료도로 증설, 총 3258㎞의 철도망 증설과 15곳의 신공항을 증설 계획 등이 포함됐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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