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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10개국을 가다]인니 '교통지옥' 탈출 손잡은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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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위치한 수도 자카르타. 우기를 피한 4월 말에도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 85%에 달하는 습도로 오후 2시 자카르타는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에도 힘든 날씨지만 자카르타 북동쪽 지역에는 경전철(LRT)을 놓기 위한 기반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경전철 1단계 구축 지역인 켈라파 가딩 지역에서 남쪽으로 거슬러 내려오는 벨로드롬 지역까지 총 5.8㎞ 구간 중 일부는 현재 공사를 위해 통제돼 있다. 이 지역 주변은 켈라파 가딩 몰 등 대형 쇼핑센터가 자리 잡고 있으며 오는 2018년 치러지는 아시안게임을 위한 경기장이 밀집해 있어 교통 수요가 큰 곳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전철 건설 현장.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전철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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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경전철 공사 1단계 구간은 지난해 12월 1단계 구간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철도시설공단 추진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철도시스템 분야인 차량ㆍ 궤도ㆍ전력ㆍ신호ㆍ통신ㆍ검수 등의 작업을 맡고 있다. 하태길 철도시설공단 부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경전철이 건설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택시나 버스 등 연계 교통망까지 마련된다면 자카르타의 교통 체증 해소는 물론 역세권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전철 건설 의미를 밝혔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현재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속철도는 중국, 도시철도는 일본과 협력해 건설 중이며, 한국과는 경전철 사업을 협력 중이다. 지난 2016년 5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방한한 것을 계기로 경전철 사업 전체에 대해 한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총 116㎞의 구간으로 건설될 예정인 경전철은 자카르타의 심각한 교통난을 해결하려는 주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다. 그 중 1단계 사업에 철도시설공단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출근시간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은 자카르타 도로 위를 차들이 점령하고 있다.

▲출근시간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은 자카르타 도로 위를 차들이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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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부 차원에서 발벗고 나서는 자카르타는 실제로 '교통지옥'으로 악명이 높을 만큼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곳이다. 자카르타 시내에서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 8~10시와 오후 6~9시에 20㎞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려면 두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꼼짝없이 차에 갇혀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움직임이 미미한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빽빽이 도로를 선점하고 있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경전철 공사를 위해 자카르타 현지에 파견된 철도시설공단 직원들도 공사 현장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 등 교통지옥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노승준 철도시설공단 사무소장은 "원하는 목적지를 갈 수 있는 대중 교통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개인 소유 자동차, 오토바이가 길에 쏟아져 나오면서 교통체증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중 교통 시설에서 답을 찾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높은 물류비용은 인도네시아의 국가경쟁력을 크게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과 비교해볼 때 높은 수준이다. 태국(16%)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물류 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물류경쟁지수(LPI)는 63위로 아세안 회원국 중 싱가포르(5위), 말레이시아(32위), 태국(45위)보다 낮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인도네시아 기업환경 애로 요인으로 부패, 금융접근성, 인플레이션, 관료주의 등과 함께 인프라 부족을 꼽을 정도다.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구축은 아세안의 성공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전체에서 인구 규모와 생산력에서 40%를 담당하는 거대한 국가다. 아세안 전체 인구 6억3000만명에서 2억5000만명이 인도네시아 인구이고, 2014년 기준 아세안 국내총생산(GDP)는 2조6000억달러로 아세안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의 단일생산기지와 단일소비시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도로, 철도, 항만, 항공, 내륙수로 등 인프라 구축을 핵심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AEC 내에서 중진제조업국가군으로서 역내 국가의 상호의존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15년 중기경제개발계획(RPJPN 2015-2019)를 발표하고 진행 중이다. 계획의 핵심은 물론 인프라 구축이다. 이를 위해 중기 외부 차관 계획(DRPLN-JM 2015-2019)을 수립했다. 중기외부차관계획 중 88%는 인프라 관련 재정마련에 집중됐다. 2019년까지 2650㎞에 달하는 신규도로 및 1000㎞의 유료도로 증설, 총 3258㎞의 철도망 증설과 15곳의 신공항을 증설 계획 등이 포함됐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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