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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10개국을가다]젊은 세대가 이끄는 新소비강국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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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 2000달러 훌쩍…노동가능 인구 전체의 70% 육박 '젊은 나라'
수입차 판매 사상최고 경신·소매 유통업 포함 전분야 M&A 활발
'FDI 의존 경제' 탈피하기 위해 국가적 지원책 마련


하노이 시내 중심가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들

하노이 시내 중심가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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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뒤덮인 베트남이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랬죠. 이제는 자동차 반, 오토바이가 반이에요. 고급차 비중이 높아진 건 물론이고 오토바이도 단순 이동수단이 아니라 브랜드를 따지고 값비싼 모델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몇 년 후면 이 모습도 바뀌게 될 겁니다.”
“이제 거리에서 편의점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해외 프랜차이즈는 물론 토종 브랜드들도 매장 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습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식사와 냉방시설,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편의점도 많아요. 편의점의 폭발적인 성장은 베트남의 빠른 도시화를 상징하는 한 단면입니다.”

베트남의 거리 풍경이 바뀌고 있다. 도로를 가득 메운 경적 소리는 여전하지만 오토바이나 자전거 대신 자동차의 비중이 커졌고,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편의점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롯데마트나 CGV 등 한국에서 진출한 영화관이나 문화시설을 갖춘 대형 마트를 찾는 일도 어렵지 않다.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소득이 늘면서 생긴 변화들이다.

커지는 베트남 소비시장=지난달 14일 찾은 베트남 행정수도 하노이 거리에는 수레에 물건을 싣거나 어깨에 짐을 메고 행상에 나서는 사람들 한편으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고급브랜드 자동차들이 심심찮게 지나간다. 사업과 관광 차 베트남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렌터카가 늘어난 영향도 크지만 하노이 시내 곳곳에 들어선 외국계 자동차 대리점에는 구매 상담을 위해 찾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계 자동차 브랜드에서 딜러로 일하는 응우옌 안 뚜언씨는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고 중대형 고급 차량을 구매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며 “베트남 사람들의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현지인들을 유치하기 위한 브랜드별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자동차생산자협회(VAMA)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자동차는 전년보다 24% 증가한 30만4427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자동차시장은 3년 연속 판매기록을 갈아치우며 인도차이나 반도의 떠오르는 소비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2016년 베트남 자동차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산 자동차 부품과 액세서리 수입도 직전 연도보다 48.0% 증가한 8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이 분야에서 베트남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꿰찼다.

외국계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2018년부터 적용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간 자동차 관세 철폐를 염두에 두고 역내 진출을 위해 베트남에 신규 투자와 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 및 캄보디아,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3000㎞가 넘는 해안을 끼고 있어 자동차 무역뿐 아니라 아세안에서의 전략적인 중요도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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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 처음으로 2052달러를 기록하며 2000선을 넘어섰고 2015년엔 2111달러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소비시장도 함께 커지면서 대소형 마트에서부터 편의점 등 유통채널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 진출기업과 토종기업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베트남 전역에서 매일 수십개의 매장이 새로 생겨나는 중이다.

일본과 태국, 싱가포르 자본이 편의점 진출을 확대하며 베트남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고 여기에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한 곳인 빈(Vin)그룹이 미래 핵심 사업을 부동산에서 소매유통업으로 전환하면서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빈그룹은 대형 마트와 미니마트를 투트랙으로 운영하며 2019년까지 총 1만개의 점포를 추가 개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만큼 베트남 소매유통 업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응우옌 뜨란 팜 푹 빈마트 구매총괄 매니저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베트남의 유통과 소매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베트남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한국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적극 수입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매물로 나온 빅씨(Big C)마트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빅씨마트는 베트남 진출을 노리던 태국 업체 품에 들어갔지만 앞으로도 해외 기업의 베트남 업체 매입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베트남 김치 1위 업체인 kim&kim을 인수한 데 이어 최대 냉동식품 업체인 까우제와 냉장식품 기업 민닷푸드 등을 잇달아 사들였다.

CJ제일제당 측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가공식품시장은 연간 15조원 규모로 이 중에서 신선식품시장 공략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냉장, 냉동식품시장이 이제 형성되는 단계지만 급속냉동 기술력이 떨어지고 콜드체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사료에서부터 식자재 유통, 외식분야까지 영역을 넓히며 베트남에서 공격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대우건설이 하노이에서 추진하는 신도시 건설사업인 릫스타레이크 시티릮에서 짓고 있는 고급주택 단지의 경우 1차 분양에서 최고 27억원 판매를 포함해 182가구가 완판됐다. 현지인들의 높은 구매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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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 업체 닐슨에 따르면 '자신의 재정상황이 5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응답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비중이 81%에 달해 동남아시아 국가 평균(69%)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은 “베트남인들이 현재의 재정 상황과 지출 능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지출 잠재력이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가 불어넣는 경제 활력=이웃나라 태국이 자국의 인구 고령화를 걱정하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상대적인 고임금을 우려할 때 베트남을 대안으로 떠올린 것은 이곳이 '젊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두꺼운 젊은 층을 등에 업고 풍부한 노동력에 기반한 해외 기업의 투자와 내수시장 확대가 동시에 가능한 시장이 됐다. 베트남 통계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인구는 9171만명이지만 조사 전문기관들은 베트남 인구가 지난해 9400만명 수준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만 15세~50대 중후반의 노동가능 인구는 6000만명 가량으로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하노이 빅씨마트에서 장을 보는 베트남 사람들

하노이 빅씨마트에서 장을 보는 베트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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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는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덕분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성장을 해왔지만 외국인직접투자(FDI)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국 경제가 외부 요인에 쉽게 휘청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외국계 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9.4%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 71.6%까지 큰 폭으로 뛰었다.

베트남 정부는 '양날의 검'이 된 외국 자본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2016년을 '창업의 해'로 선포하면서 전체 기업의 9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올해 들어 아세안 국가들과의 FDI 유치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 돌입했다. 응우옌 총리는 지난 7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 부처가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할 때”라며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이에 맞는 사업 환경을 갖추기 위한 규정 개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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