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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나사 빠진 공직사회…5만원 선물에 3시간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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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 공직복무 긴급점검해보니…대선 앞두고 정치중립·소극행정 단속 강화

[이슈추적]나사 빠진 공직사회…5만원 선물에 3시간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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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세종청사의 중앙부처 공무원 A씨는 올들어 업무 협의차 방문한 직무 관련자로부터 5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 다른 공공기관 직원 B씨는 점심식사를 위해 오전 11시44분에 사무실을 나가 식사를 한 뒤 3시간여가 지난 오후 2시46분에야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들은 국무조정실과 기관 감사관실의 합동점검에서 적발돼 징계를 받게 된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공직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겉으로는 차분한 모습이지만, 공직기강이 해이해지거나 문란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선거때마다 반복된 부처 이기주의와 복지부동(伏地不動)으로 소극행정을 펼치거나 책임회피를 위해 업무를 미루는 사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선 유력후보 캠프에서 일부 부처를 통·폐합할 것이라는 설(說)이 분분하면서 아예 일손을 놓은 모습도 목격된다.
11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공직복무팀이 최근 각 부처 감사관실과 함께 공직복무 상태 점검을 벌인 결과, 여전히 복무 위반, 보안 위반, 금품 수수, 안전관리 위반 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점검은 공무원들의 근태 관리는 물론 공무원의 각종 비리, 품위 유지, 사무실 보안점검 등 종합적으로 실시됐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의 정치 중립성 유지를 위배하는 경우까지 세세하게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점검에서 C부처 당직 근무자는 당직실 문을 열어둔 채로 소등하고, 옷을 벗고 잠을 자는 등 당직근무를 소홀히 하다 적발됐다. D부처 공무원은 책상 주변에 전열기(히터)를 소등하지 않고 켜 둔 채로 퇴근해 안전관리를 위반했다.

보안 위반 사례도 빈번했다. E부처 공무원은 비공개 문서 3건을 책상 위에 방치했고, 3급 비밀문서 2건을 잠금장치가 없는 책상서랍 안에 넣어두기도 했다. F부처 지방청 직원은 사무실 직원들의 PC 비밀번호를 정리한 자료를 책상 위에 방치했다.
국조실이 공직복무 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공직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고려한 조치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달 15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공직사회가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에 이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들이 결정되면서 분위기는 급속도로 느슨해지고 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총리실이 주재하는 회의에 담당 간부 대신 부하직원을 보내는 경우가 잦아졌고, 부처간 협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국무조정실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시한 브리핑에는 관계부처 과장이 연락도 없이 불참했다.

기업·산업 구조조정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해결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청와대나 총리실에서 여러 부처의 의견을 종합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산업부는 아예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금융부처의 시각에서만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으로 더 바빠진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과 예산실이 대표적이다. 경제정책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주요 국정과제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나리오별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예산실도 대선 이후 현재 진행중인 내년도 예산 편성 작업을 대폭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예산실 관계자는 "오는 9월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기 전에 새 정부의 정책을 반영할 수 있도록 미리 주요 정책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조실은 대선일까지 지속적인 공직기강 및 복무관리 점검을 펼치기로 했다. 국조실은 부처·공공기관에 대한 불시 공직기강 점검을 맡고, 각 부처 감사관실은 자체 예방·점검활동을 담당하기로 했다. 국조실 관계자는 "특히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정치중립 위반행위, 선거를 빙자한 소극행정·기강문란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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