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막단백질 '넌 뭐니?'

유니스트 연구팀,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 구조 밝혀내

▲과산화 효소와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을 이용한 구조 분석.[자료제공=유니스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막단백질은 세포막에 끼어있는 단백질을 말합니다. 세포 내에 영양분이나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기능이 무너지면 질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막단백질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막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니스트(UNIST, 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이현우 교수팀과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종서 서울대 교수팀은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막단백질에 특정한 화학물질을 붙여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내놓았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내막단백질 135개의 구조를 확인하거나 바로잡았습니다. 미토콘드리아 내막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보여주는 지도 완성에 한걸음 다가섰습니다.

고리 모양의 구조를 가지는 화합물인 페놀(phenol)이 페놀라디칼(phenol radical)이 되면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이로신(tyrosin)기'에 잘 달라붙습니다. 대부분 단백질이 타이로신기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막단백질 구조 분석에 이용합니다.

막단백질은 주로 막(membrane)에 끼어 있습니다. 그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세포막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페놀 종류로 염색하면 타이로신기가 있는 부분에 꼬리표를 붙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막단백질이 어느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타이로신기를 페놀 종류로 염색하는 데는 과산화효소인 '에이펙스(APEX)'가 사용됐습니다. 이 효소는 세포의 어느 공간에서나 활성화됩니다.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페놀 종류의 수소 원자 하나를 빼앗아 반응성이 큰 페놀라디칼을 만듭니다. 이 페놀라디칼은 타이로신과 공유결합을 이루고 특정 단백질에 꼬리표가 붙는 시스템입니다.

이현우 교수는 "막단백질은 단백질 구조 분석 중에서도 고난이도 과제로 꼽힌다"며 "이번 기술은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뿐 아니라 다른 세포 소기관의 막단백질에도 적용해 구조 정보를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미토콘드리아를 겨냥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하다"며 "새로운 페놀 화합물을 이용해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은 다른 막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논문명:Architecture Mapping of the Inner Mitochondrial Membrane Proteome by Chemical Tools in Live Cells)에 실렸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