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알레르기 쇼크'…사망에까지 이른다

특정음식 먹은 뒤 알레르기 증상 나타나면 '아나필락시스' 의심해야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사진제공=고대 안산병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대학생 A 씨. 그는 메밀 알레르기가 있었습니다. 강원도 어느 지역으로 친구들과 함께 MT를 떠났습니다. 시골의 한적한 곳에서 메밀국수를 먹었습니다. 국수를 먹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불행하게도 A 씨가 있던 곳은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었습니다. A 씨는 안타깝게도 알레르기 쇼크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무심코 먹은 음식으로 호흡 곤란과 피부 발진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나필락시스'를 말합니다. 아나필락시스란 특정 원인 물질에 노출된 후 갑작스럽게 전신적으로 중대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인으로는 식품, 벌 독, 곤충, 항생제, 해열진통제, 조영제와 같은 약물, 운동 등 다양합니다.

아나필락시스의 발생률은 적은 편인데 매년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에서 음식으로 발생하는 확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증상은 원인 물질과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가려움, 발진, 입술이나 혀 등 입안이 부풀어 오르는 피부 증상이 가장 흔합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합병증 없이 회복됩니다. 다만 심장이나 뇌에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심한 저혈압으로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드러기를 비롯해 혈관부종, 호흡곤란, 어지러움, 쇼크 등의 증상들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응급조치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급성 증상이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통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통 응급처치로 산소공급과 함께 에피네프린이나 천식 완화제,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등을 투여합니다.

김주영 고대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알레르기 쇼크는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아무리 작은 양이라도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물질에 노출되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외식하거나 낯선 음식을 먹을 경우에는 음식의 주성분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자신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원인이 되는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노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예방 조치를 해야 합니다. 벌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벌 독을 이용한 면역 치료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자신의 증상 원인을 메모해 휴대하거나 목에 걸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심한 증상이 자주 생기는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에피네프린 자가 주사기를 휴대하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김 교수는 "음식이나 약물을 먹었을 때 두드러기, 호흡곤란, 쌕쌕거림, 어지러운 증상이 있는 등 아나필락시스 증세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원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여행할 때 휴대용 에피네프린을 처방받은 후 가지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