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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프로젝트명:노화를 극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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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연구에 전 세계 과학자들 경쟁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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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동식물은 그 어떤 존재든 나이를 먹습니다. 끝에 생명의 마지막에 도착합니다. 세포가 늙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노화 연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더 오래 살면서 이젠 '언제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죽느냐'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살면서 고통 받지 않고 행복하게(?) 죽음을 맞는 시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노화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분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늙고 힘없는 노화세포를 없애 그 부작용을 차단하는데 있습니다. 노화세포는 치매, 심장질환, 근위축증 같은 질환을 불러옵니다.
두 번째는 노화된 세포를 다시 건강한 세포로 되돌리는 연구입니다. 이는 늙은 세포를 젊은 세포로 탈바꿈시킨다는 측면에서 이른바 '회춘 연구'로도 부릅니다.

최근 나온 두 편의 논문을 보면 이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월23일(현지 시간) 국제 과학학술지인 셀(CELL)지에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등 국제연구팀이 '노화세포 사멸이 조직의 항상성을 회복한다(Targeted apoptosis of senescent cells restores tissue homeostasis in response to chemotoxicity and aging)'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 논문의 초점은 노화세포를 없애 그 독성과 부작용으로부터 벗어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노화 세포를 사멸시키면 조직의 항상성 유지를 할 수 있다는 연구가 주요 결과입니다.

두 번째 논문은 우리나라 디지스트(DGIST) 연구팀이 3월28일 내놓은 결과입니다. 노화 세포를 죽이지 않고 이를 가역적(可逆的, 물질의 상태가 한번 바뀐 다음에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KU-60019(인산화 효소 가운데 하나인 ATM 단백질의 활성 저해제) 약물이 리소좀 기능을 활성화하고 세포 증식 유도 등을 통해 노화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노화는 나이가 듦에 따라 세포의 분열과 성장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노화 억제와 회복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 중 하나입니다. 노화를 제어하는 물질을 발굴하고 노화 작용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일은 현대 생물학계가 풀어야 하고 도전해야 하는 과제중 하나입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RNA가 장수비결의 핵심 포인트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포스텍(POSTECH)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얼마 전 RNA와 노화 상관관계를 규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RNA는 DNA, 단백질과 더불어 생명체의 유전정보 전달을 담당하고 있는 세 가지 중심물질 중 하나입니다. RNA가 노화 과정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승재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널리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나이가 들수록 RNA가 손상되고 RNA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작용이 노화 방지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생명체의 노화에 RNA의 역할을 증명해낸 것"이라며 "RNA의 품질을 잘 유지하는 것이 노화 방지에 필수적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이번 연구가 앞으로 노화와 수명조절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노화 원인 물질에 대한 새로운 연구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질환표적기능연구팀의 장익순 박사 연구팀은 늙은 섬유아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외 기질에서 세포 노화를 촉진하는 소형 화합물인 'PPKO(phenyl 2-pyridyl ketoxime)'를 발견했습니다. PPKO 물질은 세포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와 산화질소를 증가시켜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장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직접 PPKO를 제거할 방법까지는 도출하지 못했는데 PPKO를 막으면 급격히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막고 노화 세포를 젊게 만들 수 있다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계는 앞으로 노화 연구가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구 흐름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매년 4년 마다 열리는 국제 행사인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IAGG)는 이미 생명과학분야의 새로운 이슈 토론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노화학회 등 관련 단체가 많습니다.

이영삼 디지스트 웰에이징연구센터 박사는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노화 연구에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화 세포를 찾아 이를 사멸시키는 방법과 노화세포를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연구 등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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