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야구대표팀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김인식 감독(70)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전까지 WBC는 김 감독에게 영광을 안겨준 대회였다. 김 감독은 대표팀을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으로 이끌어 '국민감독'이 됐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SBC) 프리미어12 우승 등 그의 업적은 눈부시다. 그래서 이번 실패가 김 감독에게 준 상처가 커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감독을 맡으셨는데 결과가 안 좋다. 그동안 쌓아온 업적에 흠집이 날까봐 안타깝다"고 했다. 한 전직 프로야구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느끼는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모든 화살이 감독에게 돌아간다. 책임을 지는 자리니 어쩔 수 없지만 가끔 지나치다 싶을 때도 있다"고 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49)는 "우리나라는 야구에 대한 팬덤이 강해서 경기 결과에 대한 비난이 극단적인 면이 있다. 언론이 한국 야구의 퇴보, 몰락 등으로 지나치게 몰아가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대만과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며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했다. 그는 7일 네덜란드에 진 뒤 기자회견에서 "김하성(22·넥센)과 김태군(28·NC) 등 대표팀에 처음 뽑힌 젊은 선수들이 많이 배웠으면 한다"고 했다. 다친 선수들을 언급하며 프로 구단들에 미안해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갔을 때 아파서 경기를 못 뛴다면 대표팀 감독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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