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사람]47년 전 오늘 세상 떠난 버트란드 러셀…"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통념이 선한 본성 뺏는다" 주장
2일은 러셀이 세상을 떠난 지 47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98년 인생은 그가 쓴 자서전 서문에 집약돼 있다. 그는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열정들이 마치 거센 바람과도 같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고 썼다.
그런 그의 목소리 중 지금 우리 사회에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은 바로 산업사회 인간의 노동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그는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글에서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의 문제를 지적하고 인간의 자유와 주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게을러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도덕적 자질 가운데서도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이며 이는 힘들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이 글을 이렇게 끝맺는다. "현대의 생산 방식은 우리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쪽 사람들에겐 과로를, 다른 편 사람들에게는 굶주림을 주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기계가 없던 예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정력적으로 일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어리석었다. 그러나 이 어리석음을 영원히 이어나갈 이유는 전혀 없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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