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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의 육도삼략]중국의 사드 반대에 대한 雜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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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괴롭혀 위협에 노출된 상태로 남게 하려는 속셈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아니라고 잡아떼고 있지만 사드 배치결정에 대해 경제보복은 물론 조수미씨의 공연 취소 등 문화 보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보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중국의 주요 핵탄도미사일과 사거리

중국의 주요 핵탄도미사일과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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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보자. 그는 사드가 중국의 전략 이익, 중국이 누리는 역내 전략 균형을 훼손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이 정례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한국 예술인 공연 취소와 사드와의 연관성에 대해 묻자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화 대변인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중국은 수차례 반대한다는 뜻을 보였고 사드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이익과 역내 전략 균형을 훼손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한국 등은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사드 배치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중국이 누리는 전략 이익과 역내 전략 균형을 위해 한국은 사드를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달 18일자 '한국 국방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보면 좀 더 명확하게 중국의 사드 반대 이유를 알 수 있다.

WSJ는 중국이 한반도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로 먼저 사드 레이더가 중국 북동부의 핵미사일 지대를 감시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점을 꼽았다. 또 한반도 사드가 미국·일본 체계와 연계돼 미 동맹을 강화하면 중국과 북한이 지역에서 ‘군림(dominate)’하는 걸 더 어렵게 할 것이어서 싫어한다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사드 배치 가능성이 거론됐을 때부터 관영매체와 한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뚜렷한 경고음을 보냈는데도 박근혜정부가 이를 감행하자 여러 조처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국은 어떻게 동북아 서태평양 지역에서 군림하고 전략적 균형을 달성했을까. 다름 아닌 핵과 미사일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의 인포그래픽을 한 번만 본다면 중국 동북아 전역은 물론 미국까지 사정권에 두는 핵미사일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금방 알게 된다. 물론 이 미사일들은 미군이 중국이 자기 안마당으로 여기는 서태평양지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수단임은 두말이 필요 없다.

중국의 주요 핵미사일 최대 사거리

중국의 주요 핵미사일 최대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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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에 따르면, 중국은 미 해군 항공모함을 장거리에서 격침하기 위한 항모 킬러 미사일 ‘DF(둥펑)-21’과 30분 안에 미국 내 어느 지역에든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 DF-41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핵탄두탑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해놓았다.

중국이 개발 배치한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은 다종다양할 뿐 아니라 사거리 또한 길어 동북아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 있다. 사거리가 짧다는 DF-15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조차 사거리가 600km나 된다.

중거리탄도탄(MRBM)인 DF-21의 사거리는 D형이 1500km, C형이 1750km, 21A형이 2150km에 이른다. DF-21만 해도 한반도와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다.

대륙간탄도탄(ICBM)으로는 DF-5A/5B와 DF-31이 작전배치돼 있다. DF-5A/5B의 사거리는 1만3000km, DF-31은 8000~1만1700km다.

이밖에 사거리 1만2000~1만5000km인 DF-41과 8000~9000km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JL(쥐랑)-2를 개발 중이다.

이뿐이 아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도 개발해 배치했다. 사거리 50~650km인 HN 1, 1400~1800km HN 2, 3000km인 HN 3이 그것이다. 특히 장거리 순항미사일인 HN-3은 Tu-16의 중국 라이선스 버전 H-6 폭격기와 지상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만큼 상당한 위협이 된다. 40~100m 상공으로 저고도 비행하며, 속도는 마하 0.8 이다. 러시아의 Kh-65 순항미사일을 확대개량한 것이라고 한다. 지름 0.7m, 무게 1800kg이다. 원형공산오차(CEP)가 5m에 불과할 만큼 정밀도가 높다.

배치 수량은 얼마나 될까?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2016 중국군사력 의회보고서’에 따르면 순항미사일을 포함해 중국이 보유한 미사일은 최대 2000기에 육박한다. ICBM(사거리 5400~1만3000km이상)이 75~100기, MRBM(사거리 1500km 이상) 200~300기, SRBM(사거리 300~1000km) 1000~1200기, GLCM(지상발사순항미사일.사거리 1500km 이상) 200~300기로 추정된다.

CSIS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이고도 다양한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나라로 미사일의 수와 유형,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와 극초음속 활강 비행체를 개발하는 등 ICBM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핵탄도미사일탑재 잠수함을 배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패트리엇 미사일 등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사시 한반도에 비처럼 쏟아질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막을 방어능력은 문자 그대로 제로이다. 게다가 한반도에 무력분쟁이 터질 경우 중국이 한반도에 탄도미사일을 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평택에는 미국 외에 미군이 보유한 세계 최대 미군 기지가 있다. 평택 기지를 중국이 가만 둘 리는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그 효용성에 대한 반론이 있긴 하지만 사드는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상호 안보이익에 부합하는 선택지가 된다.

WSJ는 "예정대로 (사드 배치를) 하지 못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한 공격에 더 취약해지고 이는 중국이 한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한 데 보답을 받는 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중국의 북한 지원이 한국에 더 나은 방위가 필요한 주요한 이유지만, 중국은 한국인들을 괴롭혀 (위협에) 노출된 상태로 남게 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자국 안보이익만 챙길 뿐 한국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한다고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대신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는 애매모호한 말만 되풀이해하면서 사실상 북한을 지원해왔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WSJ 말마따나 ‘짜증스럽다(galling)’는 말 외에 달리 쓸만한 말이 없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원하는가? 중국이 우리를 괴롭혀 북한의 핵 위협에 취약한 상태로 남게끔 내버려두기를 원하는가? 아닌가?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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