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어 中 서열 2위 리커창도 '자유무역·세계화' 수호

(사진=AP연합)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공산당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자유무역과 세계화 수호를 자처하고 나섰다.

리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에 올린 기고문에서 "지금은 시험기"라며 "불확실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세계 경제에 중국은 개혁 심화, 개방 확대, 자유무역 추진에 대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면서 안정의 닻이자 성장의 근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개방 경제가 각자의 이익에 부합하고 이는 중국이나 세계에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의 개혁과 개방 기조에 더해 자유무역을 같은 반열로 올린 리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이달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의 시 주석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가 보호무역주의에 '노(No)'라고 말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것은 캄캄한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 비와 구름을 피할 수는 있어도 빛과 공기를 잃을 수도 있다"며 세계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시 주석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신(新)고립주의 노선을 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선 데 대한 반격성 작심 발언이기도 했다.

리 총리는 "세계 각국은 운명 공동체로 서로 허물을 들춰 공격하거나 장벽을 설치하는 것보다 상품과 서비스를 교역하고 투자 협력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더 많은 업종을 개방하고 시장 진입 기준을 완화할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모든 기업이 차별 없는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나타나면 상호 존중과 평등 대우의 정신으로 해결 방안, 각자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을 협의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또 "중국 경제가 지난해 6.7%의 '건강한' 성장률을 실현했다"며 그동안 개혁·개방으로 거둔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산업 구조조정, 로봇 활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년 1300만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며 고용시장의 탄력성이 더욱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