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사람]불세출의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 당에서 쫓겨난 사연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89년 전 오늘인 1927년 12월18일. 당시 소련에서는 15차 공산당대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 혁명을 주도해 소련을 세웠고 블라디미르 레닌에 이어 권력 2인자였던 레온 트로츠키가 당에서 제명된 것이다. 이태 뒤 트로츠키는 추방됐고 '트로츠키주의자'는 단죄됐다.
불세출의 혁명가였던 그가 당에서, 조국에서 쫓겨난 이유는 레닌 사후 스탈린과의 권력 투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에게도 권력을 잡을 기회는 있었다. 역할이 미미했던 스탈린과 달리 혁명의 주역이었던 트로츠키에게 레닌은 인민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의 수반이 돼 달라고 했다. 하지만 트로츠키는 고사했고 이어 내무부 장관 자리 제안에도 손사래를 쳤다.
그사이 스탈린은 혁명 당시 트로츠키의 역할을 축소 왜곡했고 그의 사상이 레닌에 맞서는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그 결과 온갖 모략과 공작으로 스탈린은 트로츠키를 당에서 제명할 수 있었다. 추방된 뒤 세계를 떠돌던 트로츠키는 1940년 멕시코에서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다. 그가 멕시코서 죽게 된 사정은 이렇다. 터키, 프랑스, 노르웨이를 전전하던 트로츠키를 멕시코로 부른 것은 민중화가로 이름을 떨치던 디에고 리베라였다. 리베라는 트로츠키가 1937년 멕시코로 망명하는 것을 도왔고 부인이던 프리다 칼로의 친정집을 거처로 제공했다. 프리다 칼로와 트로츠키의 로맨스가 싹튼 것도 이 무렵이라고 한다.
트로츠키는 멕시코 코요아칸의 저택에서 1940년 8월20일 사망했다. 라몬 메르카데르라는 남자가 등산용 얼음도끼(피켈)로 뒤통수를 찍었다. 이 사람을 보낸 이는 스탈린으로 알려졌다. 스탈린이 외국에서 떠돌던 트로츠키를 굳이 죽인 이유는 그의 영향력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상은 서유럽의 공산주의 지식인과 혁명가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고 그는 반(反) 스탈린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배반당한 혁명' 등의 저서도 발표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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