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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판을 뒤집은 역발상…한인 개인투자자 '멜리사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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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로화 약세에 베팅 700억 투자수익‥헤알화·원자재 등에도 투자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서 '역발상 투자'는 빼놓을 수 없는 성공 공식 중 하나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화 약세를 예상하고 원화로 700억원이 넘는 투자수익을 올린 한국계 여성을 크게 조명했다. WSJ는 그를 시장의 통념을 거부하고 반대로 투자해 대박을 낸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주인공은 멜리사 고(49·사진). 그는 유로화 약세에 베팅해 월가를 놀라게 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인 2014년 유로화가 1유로당 1.4달러 수준에서 약 6개월 만에 1.2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을 지켜본 대부분의 투자가와 다른 길을 택했다. 월가 대부분의 투자가가 2015년 유로화 가치상승에 무게를 실었지만 멜리사 고는 반대로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유로화는 멜리사 고가 예상한대로 움직였다. ECB는 잇단 경기부양책이 유로존 경제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에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냈고,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인상했고 이에 따라 2015년 초까지 가치가 상승하는 것처럼 보였던 달러 대비 유로화는 반짝 강세 이후 연중 약세를 지속했다.

그는 유로화에 이어 원자재, 호주 달러, 브라질 헤알화 등에도 반대로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국제유가는 지난해 연초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거래됐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40달러 선이 깨졌고, 현재 30달러 선까지 밀렸다. 국제유가가 이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투자가는 많지 않았다. 브라질의 불행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브라질 헤알화 역시 최악의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한 해 동안 달러화 대비 33%나 추락했다. 정치불안까지 겹친 브라질은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았고, 헤알화 가치하락은 그에게 적지 않은 수익을 가져다줬다.
시장의 통념과 반대로 베팅한 투자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그는 가지고 있던 투자금의 8배에 달하는 차입금(레버리지)을 일으켜 단숨에 수백억 원을 벌어들였다. 투자원금에 차입금을 더해 달성한 연간 누적수익률은 120%, 개인 자산만 1억달러로 늘었다.

멜리사 고는 개인투자자로 알려져 있지만 약 10년 전만 해도 글로벌 투자은행(IB) 베어스턴스에서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매크로 펀드를 운용하던 잘나가는 30대 트레이더였다. 2005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베어스턴스가 문을 닫은 2008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은 25%를 웃돌았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던 시기였지만 S&P500 연평균 수익률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는 베어스턴스를 떠난 이후 자산 1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코브포인트개피털을 설립했다. 2013년 펀드를 청산하고 개인 자산을 직접 투자하고 있다. 영어를 할 줄 몰랐던 10살 소녀는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을 거쳐 와튼 스쿨에서 MBA를 공부했고, 약 40년 만에 월가에서 주목받는 개인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유로화 약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화가 달러화 가치와 동일해지는 '패리티(Parityㆍ등가)'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가치를 밑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는 지난해 말 ECB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나타난 유로화 강세 현상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친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나타난 단기현상에 불과하다"며 "유로화 약세에 이어 엔화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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