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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울지마 톤즈...이태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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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2010년 오늘은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태석 신부가 선종한 날입니다. 48세의 짧은 삶을 살다 갔지만 그의 삶은 우리에게 너무나 길고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중한 이야기 말입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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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부산에서 10남매 중 9째로 태어난 이태석은 10세에 아버님을 여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많은 아이들을 낳고 바느질로 아이들을 기르느라 약해진 어머니를 생각해 이태석은 의대에 진학합니다.
그러나 37세에 그는 신부가 됩니다. 의사로서 편안한 삶을 버리고 사제가 된 것입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지인 수단으로 떠납니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떠난 것이죠.

오랜 내전으로 남부 수단 사람들의 삶은 말그대로 만신창이가 돼 있었습니다. 굶주림과 죽음, 절망의 땅에 의사이자 신부 이태석은 웃음과 노래와 희망을 심었습니다.

흙담과 짚풀로 지붕을 엮고 병원을 세웠습니다. 우물을 파고 학교를 세웠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차례로 개설했습니다. 그는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사는 마을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그곳 주민들에게 이태석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외부인 이었습니다.
그는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치료차원에서 시작한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하자 학생들을 선발해 브라스밴드(brass band)를 만들었습니다. 무기를 들었던 아이들의 손에 악기가 들려진 것이죠. 아이들과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생활하기를 8년. 휴가를 내 한국에 잠시 들렀다 우연히 받은 건강검진 결과에서 그만 말기 암 판정을 받습니다.

그는 건강을 회복해 아프리카로 돌아가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그러나 끝내 그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장례식에는 15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대부분 생전에 그를 만난적이 없었던 분들이었습니다. 수단에서도 '친구'들이 달려왔습니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만든 브라스밴드의 음악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를 아버지로 부르는 수단 아이들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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