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태후와 궁녀들' 청나라 말기 최대 권력자였던 서태후의 일상 담아내
중국 청나라의 마지막 궁녀 룽얼(榮兒)은 서태후(西太后)가 상소문을 읽는 모습을 이렇게 회상했다. 청나라 말기의 최고 권력자로, 당대의 측천무후와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성 지배자로 불리는 서태후.
신간 '서태후와 궁녀들'은 열세 살에 궁에 들어가 8년간 서태후를 모셨던 궁녀 룽얼이 구술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중국에선 1990년대 '궁녀담왕록'(宮女談往錄)이란 제목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이 책에는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누렸던 서태후의 일상도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서태후는 2인용 침대보다 넓은 온돌 침대에서 잠을 잤고, 식사 때면 매번 120가지가 넘는 요리를 차려놓고 먹었으며 같은 음식은 세 숟가락 이상 뜨지 않았다. 아름다움을 중시했던 서태후는 매일 아침 흰 목이버섯을 달여 먹었다. 흰 목이버섯을 달인 물을 자주 마시면 얼굴이 늙지 않고 영원히 젊음을 유지한다는 속설을 믿었던 것이다.
서태후의 침전에는 신선한 과일을 저장하기 위한 대여섯 개의 빈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과일향으로 안 좋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다. 궁녀들은 매월 둘째 날과 열여섯째 날이 되면 항아리에 든 과일을 꺼내고 다시 신선한 과일을 채워 넣었다. 룽얼은 "꺼낸 과일은 궁녀들이 가져갈 수 있었는데 태후마마와 황후마마의 처소에서 일하는 궁녀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책은 서태후의 일상, 청나라의 실질적인 마지막 황제였던 광서제에 관한 일화 등 청나라 왕실의 은밀한 이야기는 물론 궁녀의 생활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청나라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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