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 해 평균 69건이 발생한 존속살인은 범죄 예방에 앞장서는 정부의 노력이 무색하게 가족 내 안전 불감증으로 점차 증가세를 띄고 있다.
전체 살인 중 존속살해가 5%대에 머물고 있는 미국, 영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존속살해 발생률은 3~4배 수준으로 최근에는 부모나 자식의 부양에 부담을 느껴 살해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17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충주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한 남성을 체포했다.
그는 최근 땅 1만 평 매도 문제를 두고 아버지와 다툼이 잦았는데, 분노를 참지 못한 아들은 팔순 부친과 칠순 노모를 둔기로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려 숨지게 한 뒤 도주했다.
충주경찰서는 2일 남성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세 아이의 엄마인 이 여성은 화재 당시 자녀들을 구조하지 않았음은 물론 즉시 신고하지 않고 남편 -> 남편 친구를 거쳐 10분 뒤에 119에 신고 전화를 했다고 진술해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긴급체포 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고준희(5)양 암매장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경찰청은 1일 면담조사에서 준희의 친부 고모씨(36)가 준희 양 사망 전, 손과 발을 사용해 준희 양을 수차례 때렸음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존속살인 범죄는 2012년 이후 매년 50~60건가량 발생하고 있으며, 서울지방경찰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6~2013년 발생한 381건의 존속살해 사건 중 가정불화가 49.4%, 정신질환이 34.1%를 차지했다.
이는 개인주의적 사회 풍조로 가족 간 관계가 소원해짐과 동시에 다가오는 100세 시대에 따른 부양의무에 대한 부담감이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일방적 의무로 느끼게 해 반발심과 폭력을 유발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셨다’ (父生我身 母鞠吾身)
부모님의 은혜를 강조한 사자소학 첫 구절은 효孝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하루걸러 벌어지는 끔찍한 존속살인과 존속폭행이 빈번해 과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옛 명성을 무색게 하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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