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예측을 담은 칼럼(‘운명’을 통해 본 남북정상회담의 운명)이 나갔던 지난달 13일만 해도 남북 대화 국면을 지속시키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의 규모가 줄어들거나 연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공개석상에서 훈련 규모 축소나 연기를 주장했다. 일반적인 관측과 달리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는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에서 힌트를 얻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훈련 외에도 대북 특사단이 발표한 방북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이 많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판문점, 그것도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일성이 ‘김씨 왕조’를 건설한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3대(代) 만에 처음으로 김정은이 남한 땅을 밟게 된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북미대화의 의제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점도 파격적이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통 큰’ 결단을 한 것은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한 문 대통령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정 실장이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은 외교관 출신의 외교적 수사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부 차장>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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