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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벚꽃시즌의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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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진해 군항제에 이어 다음 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완연한 봄이다.

개인적으로 '벚꽃축제'하면 떠오르는 것은 봄맞이 보다 '선거'다. 지난해 4ㆍ13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에서는 벚꽃을 즐기려는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총선 취재 때문에 국회와 당시 새누리당사를 바쁘게 오가며 벚꽃을 흘깃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또 3년 전에는 6월 4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었다. 선거 자체는 벚꽃시즌과는 거리가 있지만 각 정당별로 선거체제에 돌입한 게 벚꽃이 피었던 시점과 비슷했다. 예비후보별로 출마 눈치작전을 벌이는 모습도 취재현장에서 지켜봤다.

올해 벚꽃철도 예외는 아닌 상황이 됐다. '대선'하면 추운 겨울이 떠오르게 마련인데, 예상치 못한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벚꽃과 엮이게 됐다. 만개 시점 즈음해 경선과 대선 주자들의 본선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에는 청와대에서 대선을 관람하게 돼 현장에서는 한걸음 물러서 있지만 '벚꽃이 피니 또 선거철인건가'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벚꽃하면 선거가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것은 직업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해마다 굵직한 선거 이벤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돌아보면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13년과 2015년을 빼고 매년 대형 선거 이벤트가 있었다. 이를 뒤집어보면 물리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햇수로 2년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그마저도 정치인이나 관료, 출마를 꿈꾸는 그 외의 잠재적인 후보들은 선거를 앞두고 본연의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다. 결국 정권 내내 선거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해마다 이어지는 선거를 돌아보니 우리는 모든 국력을 사람을 뽑는데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훌륭한 공직자를 뽑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많으면 일년에 두차례씩 이어지는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나듯이 그렇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낭비 요소는 오히려 심각하다.

당장 이번 대선만 하더라도 막대한 선거비용이 눈에 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 후보는 1인당 509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대선주자가 5명이라고 감안하면 무려 2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선거를 위해 쓰이는 셈이다.

대선후보들은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차기 정부도 선거만 치르다 끝날 가능성이 크다.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고 2020년에는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 헌법이 바뀌지 않는 한 2022년 3월에는 차차기 대선이 불가피하다. 다음 대통령이 온전히 국정에 전념할 수 있는 해는 2019년과 2021년 2개년에 불과하다.

정치가 민생과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고 한다. '고비용 저효율' 선거가 횟수마저 잦다는 점에서 확실히 정치는 걸림돌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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