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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신기루 쫓다 낭패본 검단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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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어수선 한 때, 인천에서는 5조원 안팎의 두바이 자본이 투입되는 '검단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실패가 핫이슈다. 지역사회에 기대만 잔뜩 불어넣었다가 말 그대로 신기루처럼 '없던 일'이 돼버렸다.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성공한 스마트시티의 모델을 검단신도시에 옮겨놓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구 검단새빛도시 470만㎡에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콘텐츠·교육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교육기관을 유치해 업무·주거·오락·교육 기능을 복합한 자족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두바이 입장에선 자국 정부의 도시개발 성공모델이 동북아에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욕을 가졌고, 인천시로서도 대규모 해외자본 유치에 거는 기대가 컸다. 무엇보다 인천시는 스마트시티가 택지지구 지정 이후 10년 넘게 사업 진척이 없던 검단신도시 개발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해 3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뒤 1년 8개월여간 기본협약서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여오다 지난주 끝내 사업을 백지화했다. 협약대상 주체와 이행보증금) 및 개발비 납부방식, 기업유치에 대한 담보제공, 경제자유구역 지정 문제 등을 놓고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유정복 시장은 "양해각서와 합의각서 당사자인 스마트시티두바이(SCD)가 실질적인 역할과 책임을 수행할 보장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외국인 투자개발 사업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선 인천시 요구사항을 양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 유 시장이 자신의 '해외투자유치 1호 사업'이 무산된 데 따른 비난여론을 감수하고서도 향후 예상될 투자 리스크를 막기 위해선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의견들도 있다.
그러나 인천시가 애초 현실성 없는 중동자본 유치에 무작정 매달린 것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5조원에 이르는 자금조달에 대한 분석 없이 두바이 측의 말만 믿고 스마트시티 건설에 합의하고, SCD의 한국 측 대행사가 2014년 파주에서도 투자사업을 추진하다 중단한 사실을 알고도 사업파트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사업 무산의 책임을 두바이에 돌리고 있지만 손해는 인천시가 더 큰 것 같다. 두바이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검단새빛도시 개발사업 자체가 멈춘 이유에서다.

검단새빛도시는 수도권 유일의 신도시 개발지구로 기대를 모았지만 스마트시티 협상 지연으로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게다가 사업주체인 인천도시공사는 토지보상비 등 2조5000억원을 공사채로 조달한 탓에 하루 이자만 3억원씩, 연간 1000억원의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검단새빛도시는 7조원이 넘는 도시공사 부채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공사 부채 해결 없이는 인천시 재정위기도 극복할 수 없다. 2018년 말 '재정 정상' 지자체에 진입해 부채(負債)도시의 오명을 벗겠다는 인천시가 '검단 스마트시티' 실패로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박혜숙 사회부 차장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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