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안전 분야 정부조직 개편안을 보면서 떠오른 두 단어다. 정부는 현재 국민안전처 본부 체제인 소방ㆍ해경을 독립청으로 분리하고 안전 행정ㆍ방재 분야를 행정자치부로 재편입시킬 방침이다.
평시 각 분야별 재난 안전 관리는 해당 부처가 챙기고 중요 재난 발생시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겠다는 방침도 '탁상공론'에 가깝다. 되짚어 보자. 각 분야별 안전 관리를 해당 부처에 맡겼다가 해피아 등이 발호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안전 분야를 전문적으로 챙기는 부처를 신설했었다.
또 안보ㆍ경제 등 신경 쓸게 너무나 많은 청와대가 재난 때마다 컨트롤타워가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초래될 수도 있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정보를 주고 받느라 시간을 보내다 정작 재난 대응에 소홀해진다. 세월호 참사 직후 해경 지휘부ㆍ청와대가 '윗사람'에게 보고할 동영상ㆍ사진ㆍ보고서를 챙기느라 급급했었던 것을 아직도 국민들은 기억한다.
소방청 분리 독립도 소방관들의 사기는 올릴 지 언정 실제 얼마나 처우개선과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안전처 소속이었을 때 법안 발의ㆍ정책ㆍ입법 등에서 많은 기능을 지원받았다. 인사 때마다 투서가 난무하는 모래알 조직, 툭하면 터지는 소방비리 등에 대한 상시적ㆍ객관적 감독 기능도 사라진다.
신임 안전처 차관에 군인 출신이 임명된 것도 걱정이다. 그는 행정안전부로 재편입될 경우 2차관을 맡아 안전 행정ㆍ정책, 방재 분야를 총괄하게 된다. 공군 장성 출신으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구축ㆍ운영을 경험한 위기관리전문가라지만, 군인이 다루는 '위기'와 안전ㆍ재난 분야는 엄연히 다르다. 현 안전처 장관ㆍ직전 차관이 모두 군인 출신으로 정책ㆍ입법, 대정부ㆍ정치권 관계에 취약해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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