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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박 대통령, 최순실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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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님, 최순실씨. 대단히 감사합니다. 권력 서열대로 불러드리려다 그래도 공식 직책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순실씨, 섭섭하진 않으시죠?

제가 감사드리는 것은 다름 아닌 두 분이 수십년간에 걸쳐 쌓아 놓은 우정의 결과물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에 관한 것입니다. 두 분의 우정은 적폐, 즉 사회 발전을 위해 청산할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앞당겨 주셨습니다. 그게 뭔지는 주말마다 벌어지고 있는 소위 태극기 집회(탄핵반대 집회)에 나가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얼마나 격이 떨어지는지 우리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민주사회에선 남의 의견이라도 존중하고 경청하며 토론하고, 그 내용에 진실과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법질서 준수는 기본이죠.

그러나 탄핵반대 집회에선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말하면 '빨갱이', '종북', '좌빨'이라고 몰아 부치며 서슴없이 폭행까지 합니다.
진실과 진정성요? 가짜뉴스를 버젓이 신문처럼 만들어 배포하는 이들에게 뭘 기대하겠습니까. 너무나도 뻔한 거짓말들이 정치적 의도로 난무합니다.

법질서요? 군대를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키라는 사람들 앞에선 할 말을 잃고 맙니다. 국회 의결ㆍ특검ㆍ검찰 수사 등 모든 현존 법체제와 질서를 부정하는데, 무슨 법질서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들이 '법질서의 화신'으로 떠받들던 박 대통령마저 헌범재판소 출석 요구ㆍ특검 수사 등 법질서를 다 거부합니다.

세월호 천막을 핑계로 무단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서울광장 '태극기농성'도 대표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요즘은 한 술 더 떠 박영수 특검ㆍ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테러 위협까지 나오고 있다죠?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보여주는 막장극은 "저래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입니다. 느닷없이 등장한 성조기 문제도 그렇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청나라ㆍ명나라에 맡길 것인가를 두고 다투던 옛날 사대주의자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한국전쟁과 군사 독재의 경험으로 반공ㆍ국수주의를 버리지 못한 것일테죠.

사회 변화, 개혁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입으로 외치기만 한다고 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회 전반의 총체적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민주주의의 전진, 그것 외에는 답이 없겠죠. 민주주의의 '본영'임을 자랑하던 미국에서 마저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지 않습니까.

다시 한 번 더 박 대통령님 그리고 최순실씨의 무운을 빕니다. 그렇게 강조하시던 적폐 청산ㆍ사회 개혁의 '기요틴(단두대)' 역할을 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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