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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차기정부엔 '중소기업' 이름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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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최근 호텔 행사장에서 만난 중소기업의 한 대표는 직원 모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2월 이 업체가 인수한 수도권 소재 자동선반 회사의 신규 인력 채용에 고민이 많다는 얘기였다. 인수한 회사를 크게 성장시키려면 우수 인력들을 계속 뽑아야 하는데 모집이 안 되고 있다는 것. 국내 시장점유율 2위의 우수 업체임에도 청년구직자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직원 모집의 애로사항은 인수한 자회사뿐만 아니라 모회사도 겪었던 일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직원 채용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구직자들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크게 변했다. 지난달 2명을 채용하려고 했는데 지원자가 800명이나 몰렸다. 작년부터 매스컴 등을 통해 회사명은 물론 글로벌 기술력과 지속성장 가능성, 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 등 장점들을 널리 알려온 성과다.
이처럼 중소기업 스스로 근로조건 개선과 홍보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구하지 못해 지속성장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국민 중소기업 인식도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종합점수 54점에 그쳤다. 대기업은 71.3점으로 20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 등이 주된 이유다. 복리후생, 작업환경, 근로조건, 소속감, 안정성, 성장성, 사회적 위상, 자아실현 등에서 인식도가 낮았다.

특히 고학력, 전문직, 대도시거주, 젊은층 일수록 부정적 인식이 높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자신의 모습이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대한 체면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정책자금 등을 쏟아붓고 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없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고급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란 명칭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중소기업 - 중견기업 - 대기업'이란 명칭 자체가 기업의 크기를 나누면서 이미지의 높낮이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작은 기업은 복리후생, 작업환경, 근로조건, 안정성 등에서 열악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중소기업 중에 근로환경 만족도나 성장성이 뛰어난 곳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청년구직자들은 대기업 입사를 선호한다.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에 대한 명칭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동안 우수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스몰 자이언츠', '글로벌 강소기업', '월드클래스 300 기업', '글로벌 히든챔피언' 등 보다 특별한 명칭을 지정하고 지원해줬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채용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후보들이 다양한 정책 공약을 내세우며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국민 중소기업의 인식도를 크게 높여줄 바른 경제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해 줄 '행복 주는 중기씨'에 투표하고 싶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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