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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목소리 높아진 중소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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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대섭 차장

산업2부 김대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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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대기업을 향하는 중소기업계의 칼날이 그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중소기업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대기업 '갑(甲)의 횡포'를 호소하는 중기인들의 설움과 분노를 수없이 많이 느껴왔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가 전혀 달랐다. 대기업 중에서도 갑중의 갑인 '현대자동차에 대해 사회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칭했다. 나아가 '파업을 계속할 경우'라는 전제로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압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고 수장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힘이 강한 현대차 노조에 대해 매번 경영진이 적당히 타협해주면서 고임금 체계를 유지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현대차의 반복적인 파업에는 대기업 경영진들의 책임도 크다는 얘기다.
최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 모인 15개 중소기업협단체(중소기업단체협의회)의 이러한 외침은 현재 중소기업의 위상과 사회적 역할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예전과는 다른 중소기업계의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40년 가까이 중소기업 현장에서 정책과 이익대변 등을 맡아온 한 중소기업인은 "현대차 노조 파업이라는 이슈에 을(乙)인 중소기업계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중기중앙회가 발간한 '2016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354만235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한다. 종사자수는 1402만7636명으로 전체 고용의 87.9%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그 가족을 합하면 3549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69%에 달한다. 중소기업인들이 한마음으로 뭉치면 그 어떤 집단 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대기업에 대해 강력한 외침이 부족했던 것은 많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위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산업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이런 과정에서 중소기업은 국민적 관심이나 인지도 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협력중소기업들의 경우는 '거래단절'을 우려해 납품단가 등에서 횡포를 경험했더라도 제대로 항의를 하기도 어려웠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간 임금격차가 커지면서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중소기업 임금 수준의 경우 전체 산업에서는 대기업 대비 2009년 61.4%에서 지난해 60.6%으로, 제조업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57.6%에서 54.1%로 각각 줄어 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번에 현대차의 문제에 칼날을 들이 댄 것은 대기업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바른 시장경제 구축을 통해 공정하고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가려는 바람직한 변화다.

이러한 변화에 더 힘을 실어주려면 중소기업 정책을 수행하는 정부기관의 힘도 커져야 한다. 중소기업청을 '부'로 승격시켜야 한다. 이는 매년 중소기업계가 정부에 바라는 일이지만 지금껏 이뤄지지 못했다. 중기청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차관급 청에 머물러 있다. 입법발의권과 부처 간 행정조정권이 없어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관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 박근혜정부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부로 승격해야 한다.

김대섭 산업2부 차장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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