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발언이 실제 전경련 탈퇴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전령련의 어제와 오늘을 있게 한 재계 서열 1위와 2위 기업총수의 이 발언은 현재의 전경련에 대한 재계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구본무 LG회장의 경우 미국의 헤리티재단과 같은 재계의 싱크탱크로의 변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모두 전경련이 더이상 정경유착의 창구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고 가서는 안된다는 엄중한 경고다.
이미 3연임을 한 현 허창수 회장(GS회장)은 이미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면 회장직을 내놓겠다고 했다.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끌어온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대기업 모금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전경련 내부적으로 그린 전경련의 미래는 김승연 한화 회장, 최태원 SK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기존 회장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같은 3세들이 합류하면서 시대에 맞는 위상과 역할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결별선언은 그 파장과 영향력을 짐작해보면 전경련이 닥친 어느 위기보다 더 큰 위기다.
새로운 전경련은 재벌만의 이미지에 갇혀선 안된다. 국가와 국민들의 이익을 창출하는 집단으로 거듭나야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작업을 주도해야 하는 것도 전경련과 총수들이라는 것이다.
이경호 산업부 차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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