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링이 문제행동 교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자기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사람의 모든 행동이 마찬가지겠지만 문제행동에도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문제를 합리화하는 길도 열려 있다. 반면 미러링은 제3자의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훨씬 쉽게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말로는 미러링을 ‘객관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실 그녀들의 언행은 기겁을 할 정도다. 공식석상에서 나온 말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비속어와 욕설, 기괴한 신조어들이 난무한다.
심지어 지난 주 '혜화동 시위'에서는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를 사용해 ‘무○탄핵, 유○당선’이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자라서 탄핵을 당했다는 의미다. 단지 여자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국정농단과 비리를 저지르고 극단적인 무능력과 무기력을 드러내도 된다는 것인지 놀라울 뿐이다. 한편으로는 지난 해 온 국민이 불의와 무능에 항거해 떨쳐 일어난 ‘촛불혁명’을 기껏해야 여자가 남자한테 밀려난 것으로 해석한다니 황당하고 기가 막힌다.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고 있고 여성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혜화동 시위’ 주최자와 동조자들은 ‘미러링일 뿐’이라며 태연자약한 모습이다. 오히려 “남성 중심사회가 저지른 여성차별과 성폭력 때문”이라거나 “여성혐오가 사라지면 남성혐오도 사라질 것”이라며 책임을 남성과 사회에 전가했다.
하지만 그것을 과연 미러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행동의 '객관화'와 제3자적 시각에서의 '관찰'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러링을 가장한 복수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것도 불특정 다수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휘두른 ‘묻지마 폭력’에 가까워 보인다. 복수는 직접 가해자에게 하는 것인데,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을 무차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가해자가 남성이었다고 다른 남성들을 복수의 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여자들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며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린 어느 정신병자와 무엇이 다를까?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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